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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장녀의 반격…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 불붙나

등록 2020-07-30 18:27수정 2020-07-31 17:20

조희경, 조현범 승계에 반기
부친 조양래 한정후견 신청
지분 전량 양도에 이의 제기

후계구도 놓고 ‘형제의 난’ 양상
“장녀가 법원에 신청했지만
장남이 판 뒤집기 나서” 해석도
그래픽_고윤결
그래픽_고윤결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경영권을 둘러싼 총수 자녀 사이의 분쟁이 본격화할 조짐이다. 한달 전 둘째 아들에게 모든 지분을 넘긴 조양래(83) 회장의 ‘뜻’을 놓고 가족들이 진실공방을 벌이다 급기야 사건을 가정법원까지 끌고 가면서다. 조 회장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동생이라, 2014년 효성그룹에서 불붙은 조석래 회장 두 아들 사이의 경영권 싸움과 흡사한 양상이 방계그룹에서도 되풀이되는 형국이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를 주력 사업회사로 거느린 지주회사다.

30일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조양래 회장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조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을 서울가정법원에 신청했다. 조 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한 것으로, 지난 6월26일 돌연 동생인 조현범(48)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에게 보유 지분 23.59%(2194만주)를 시간 외 대량매매로 전부 넘긴 조 회장의 결정이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다. 성년후견은 노령이나 장애·질병 등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에게 법원이 제3자 후견인을 선임해 재산 관리 등을 돕는 제도다. 조 이사장은 “(조 회장이) 가지고 있던 신념이나 생각과 너무 다른 결정이 갑작스럽게 이뤄져 놀라고 당혹스럽다“며 “이런 결정들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의해 내린 것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성년후견 신청은 조 사장 쪽으로 갑자기 기울어버린 후계구도 판세를 장남 조현식(50)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 쪽으로 뒤집기 위해 두 누나를 비롯한 다른 가족들이 ‘공동전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달 전엔 조 회장이 조 부회장을 제치고 조 사장에게 보유 지분을 블록딜로 넘기면서 조 사장이 최대주주 지위에 올라 승계구도가 일단락됐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하지만 둘째 아들의 손을 들어준 아버지의 지분 매도 결정에 조 사장의 음모가 개입됐다는 ‘밀실’ 의혹을 제기하면서 다른 가족들이 반격에 나선 것이다. 업계 일각에선 “형식적으로 장녀가 법원에 신청했지만, 사실상 조 부회장이 두 누나와 손 잡고 후계구도 판을 역전시키려는 싸움에 나섰다”고 해석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인 조 사장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은 한달 전에 아버지 지분을 전부 사들이면서 단숨에 42.9%로 늘었다. 이전 지분율은 19.3%로 형인 조 부회장과 똑같았다. 경영권 분쟁 논란과 관련해,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쪽은 “최대주주가 조 회장에서 조 사장으로 바뀌었지만, 두 형제가 회사를 같이 이끌어가는 기존 형제경영 구조에는 변함이 없다”며 “조양래 회장의 건강은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여전히 조 사장이 유리한 구도다. 조 부회장(19.32%)이 조 이사장(0.83%)과 누나 조희원씨 지분(10.82%)을 다 끌어들이더라도 30.97%에 그친다. 설령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공단(6.24%)의 지지를 받는다 해도 조 사장의 지분율과는 격차가 크다. 조 이사장이 법원에 성년후견을 신청한 것도 이런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우선 아버지의 갑작스런 지분 양도 사건을 ‘밀실 회유’로 규정하고 법원으로 끌고가 조 사장의 행동에 ‘상처’를 입힌 뒤, 다음 단계로 우호지분 결집을 모색할 거라는 관측이다. 조 부회장과 조 사장은 둘 다 횡령 등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조계완 장예지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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