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이 첫째 딸의 성년후견 신청에 대한 입장문을 내놨다. 딸의 주장과는 달리 조현범 사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준 것은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내린 자발적인 결정이었다는 취지다.
조 회장은 31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조현범 사장에게 주식을 전량 매각한 것은) 갑작스럽게 결정을 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전날 서울가정법원에 조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을 신청한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주식 매각이 갑작스럽게 이뤄졌다며 조 회장의 건강 상태를 확인해봐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조현범 사장에게 약 15년간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겨왔고, 그동안 좋은 성과를 만들어냈고 회사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고 판단해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 찍어 두었다”고 했다. 주식 매각에 대해서는 “최근 몇 달 동안 가족 간에 최대주주 지위를 두고 벌이는 여러 가지 움직임에 대해서 더 이상의 혼란을 막고자 미리 생각해 두었던 대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 이상설에도 선을 그었다. 조 회장은 “매주 친구들과 골프도 즐기고 있고, 골프가 없는 날은 피티(PT)도 받고, 하루에 4∼5㎞ 이상씩 걷기운동도 하고 있다”며 “나이에 비해 정말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데, 저의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정말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희경 이사장의 최근 행보에 대해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조희경 이사장이) 경영권에 대한 욕심이 있는 거라면, 저는 딸에게 경영권을 주겠다는 생각은 단 한 순간도 해본 적이 없다”며 “정말 사랑하는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평소에 아버지가 주식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했다는 딸의 주장에 대해서는 “자식들이 의견을 낼 수는 있으나 결정하고 관여할 바는 아니라는 게 제 소신”이라고 했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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