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과 인수·합병 불발로 재매각을 추진 중인 이스타항공이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을 감축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다.
이스타항공 고위 임원은 21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구조조정 인원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재 남은 직원 1300여명의 50% 이상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8일 회사 쪽은 조종사노조와 근로자대표 등에 회사 재매각 성사를 위해 100% 재고용을 전제로 인력 감축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스타항공은 오는 31일 구조조정 대상 명단을 발표하고 다음달 말 정리해고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스타항공은 이와 동시에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희망 퇴직자에게 추후 재고용과 체불임금 지급에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희망 퇴직자에게 보상액 등 인센티브를 지급할 여력이 없는 현 상황을 고려한 방안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월 급여의 60%를 지급하지 못했고 3월부터는 임금 전액을 체불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쪽은 현재 서버 비용을 내지 못해 회사 인사 시스템에 접속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구조조정 대상자 선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회사 쪽은 제주항공과 인수합병 추진 당시 조사했던 자료로 구조조정 대상자를 선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위원장은 “과거 자료 존재 여부를 확인하게 해달라고 회사에 요청해놓은 상태”라며 “구조조정 대신 직원을 세 파트로 나눠 1개월씩 순환 무급휴직을 진행하는 방안도 회사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18일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율촌, 흥국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재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재매각 후에도 법인은 유지되기 때문에 재고용 보장은 효력이 있다”며 “현재는 회사가 근로자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보니 (해고를 당하고) 실업급여와 소액체당금이라도 받는 게 근로자에게도 낫지 않겠냐”고 말했다. 또 “회사 쪽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미지급 임금을 감당할 방법이 없고, 이러한 막대한 임금채무를 감수할 인수대상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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