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여객기 좌석에 화물을 싣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을 뺀 국내 항공사들의 3분기 실적이 적자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 불황이 장기화한 탓이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3분기 항공업계 실적 추정치를 보면,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328억원으로 업계 중 유일하게 흑자 전망이 나왔다. 매출 전망치는 1조8514억원이다. 매출은 2분기(1조7284억원)보다 다소 늘어나지만 영업이익은 2분기(1102억원)보다 약 70%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화물 부문이 영업이익 흑자를 견인했으나 국제선 여객 수요가 여전히 회복되지 못해서다.
증권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3분기 여객 부문 매출이 지난해 3분기에 견줘 86% 줄고 화물 매출은 75% 증가할 것으로 보고있다. 코로나19 위기가 본격화하면서 대한항공은 여객기의 벨리 카고(화물칸)를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지난달에는 여객기 2대를 화물기로 전환하기도 했다. 하반기 물동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점도 대한항공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급락으로 2천억원 이상의 영업 외 환율 관련 이익이 예상돼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분기에 ‘깜짝 흑자’를 기록한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선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8866억원, 영업손실은 1001억원으로 추정된다. 2분기 아시아나항공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864억원, 234억원이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 실적이 갈린 배경으론 항공 운임의 일부 하락과 화물기 보유 대수 차이가 꼽힌다. 대한항공은 23대, 아시아나항공은 12대의 화물기를 보유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등 화물 운송 능력을 강화하고 대형 여객기종인 A380을 투입해 ‘관광 비행’ 등을 시작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특별히 2분기에 견줘 3분기 실적이 크게 변화할 상황은 없다”고 설명해, 3분기에도 가까스로 흑자를 낼 여지는 있다.
화물 운송마저 어려운 저비용항공사(LCC)는 3분기에도 적자가 예상된다. 엘시시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의 3분기 추정 영업손실은 691억원이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도 각각 영업손실 규모가 498억원, 479억원으로 추정된다. 국내선 수요가 상당 부분 회복됐지만, 엘시시들이 경쟁적으로 국내선 노선을 늘리고 가격을 낮추면서 이익엔 큰 보탬이 안됐다는 분석이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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