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산업·재계

‘통상 전문가’ 대 ‘국제적 정치인’…WTO 첫 여성 수장은?

등록 2020-10-08 18:59수정 2020-11-02 08:14

유명희 본부장, 최종 라운드 진출

통상분야 전문성·실무능력 탁월
다자무역 신뢰 회복 적임자 내세워
한국인 최초 사무총장 탄생 기대
상대 후보인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지명도 높지만 무역통상 경험 약해
양국, 한달간 치열한 외교싸움 예상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을 결정하는 3차 라운드 결선 대진표가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의 대결로 확정됐다. 세계무역기구 사상 첫 여성 사무총장 탄생을 앞둔 가운데, 두 후보의 치열한 막판 각축전이 예상된다. 최종 결과는 미국 대통령 선거 직후인 11월7일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세계무역기구 사무국은 8일(현지시각) 유 본부장과 오콘조이웨알라 전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이 사무총장 선거 최종 3라운드 결선에 진출했다고 비공식 대사급 회의에서 발표했다. 2차 라운드는 후보 5명 가운데 두 사람뿐 아니라 아미나 모하메드(케냐) 전 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 의장 등 ‘여성 3파전’ 양상이었는데, 둘이 남은 것이다. 유 본부장이 ‘국제 무역통상 헤비급’ 인물인 모하메드를 제치고 결선에 진출한 터라, ‘최초 한국인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가능성에 이목이 쏠린다. 2차 라운드에서 유럽연합(EU) 27개국이 유 본부장과 오콘조이웨알라를 공동 선호후보로 제시한 점이 결정적인 구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당국 고위 관계자는 “유럽연합을 집중 설득해 한국 후보 지지 교섭을 벌인 것이 주효했다. 회원국들이 지역 연고에 기반한 지지표 결집 양상을 보이고 있음에도 이를 딛고 유 본부장이 유럽, 중남미, 아시아·태평양, 중앙아시아 등에 걸쳐 지역별로 상당히 고르게 지지를 확보했다”며 “이제 최종 결선에서 유 본부장이 지지받을 확률은 50 대 50이다”라고 말했다.

결선에 오른 두 후보 모두 전문성과 정치적 역량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든 백중세라 섣불리 어느 한쪽의 승리를 점치기 어려운 판세다. 앞으로 한달간 양국 정상과 외교통상장관들이 선거운동 전면에 나서 회원국들에 지지를 요청하는 등 치열한 경합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한 통상전문가는 “두 인물 간의 대결이지만 실제로는 통상문제를 넘어 양국이 국가 자존심을 건 외교싸움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오콘조이웨알라는 국제 무대에서 ‘정치적 헤비급’ 인물로 통한다. 세계은행에서 부총재 직위까지 오르며 25년간 근무한 이력을 바탕으로 국제 무대 지명도가 높다. 다만 무역통상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게 약점이다. 이에 반해 유 본부장은 ‘현직 통상 최고책임자’로서 통상분야 전문성과 실무능력이 장점이고, ‘다자무역체제 신뢰회복을 꾀할 적임자’ 등을 선거운동기간 내내 부각해왔다. 유 본부장이 코로나19 이후 ‘케이(K)-방역’으로 높아진 국가 위상에서 한발 앞서 있다면, 오콘조이웨알라는 공공-민간 글로벌 보건파트너십인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이사회 의장으로서 “세계무역기구가 전세계 코로나19 백신 보급에서 해야 할 일”을 역설하고 있다.

통상분야 전문성과 정치적 역량 둘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둘지를 놓고 회원국 사이에도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결선은 164개 회원국별로 단 1명의 선호후보를 세계무역기구 일반이사회에 제시하는 협의절차 방식으로 이뤄진다. 두 후보의 막판 지지도가 엇비슷해진다면 세계무역기구를 주도해온 유럽연합과 미국·중국 등 일부 강대국이 물밑에서 최종 결정자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들 나라가 특정 후보에 적극 반대해 합의 도출이 어려워질 경우 예외적으로 표결로써 차기 사무총장을 뽑게 된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원-달러 환율,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진정세에 들어갈까? 1.

원-달러 환율,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진정세에 들어갈까?

삼성전자 반도체 성과급이 겨우…모바일은 연봉 44% 주는데 2.

삼성전자 반도체 성과급이 겨우…모바일은 연봉 44% 주는데

“트럼프, 취임 첫날 행정명령 25개 사인할 것” 3.

“트럼프, 취임 첫날 행정명령 25개 사인할 것”

10년 만의 단통법 폐지됐지만…보조금 경쟁 ‘뜨뜻미지근’ 이유는? 4.

10년 만의 단통법 폐지됐지만…보조금 경쟁 ‘뜨뜻미지근’ 이유는?

한남4구역 재개발, 삼성물산 품으로…‘입주 4년 뒤 분담금’ 먹혔다 5.

한남4구역 재개발, 삼성물산 품으로…‘입주 4년 뒤 분담금’ 먹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