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은 삼성전자가 이번 1분기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파운드리 공장에서 미국 인텔사의 칩셋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25일 전망했다.
메리츠증권은 이날 내놓은 시장 보고서에서 “당사의 정보 채널을 확인한 결과 삼성전자의 인텔 칩셋 양산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시작된다”며 “양사가 지난 2년여간 인텔 메인보드 칩셋(일명 ‘사우스브리지’) 개발 및 양산 준비를 해왔다. 1분기 내로 텍사스 오스틴의 S2 공장에서 인텔 메인보드 칩셋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비록 상대적으로 저부가가치 제품인 칩셋 양산으로 시작하지만, 그간 소문만 무성할 뿐 공개되지 않았던 양사의 개발 협력 상황이 드디어 수면 위로 드러났다”고 이 증권사는 설명했다.
이어 “이번 양산 건이 2년 이상 장기간의 개발기간을 포함하고 있던 만큼, 향후 올해 하반기부터는 기타 신규 협력 제품 생산이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국내 기흥 파운드리 공장이 아닌 미국 오스틴 공장이 생산을 맡은 것과 관련해 “인텔의 새로운 최고경영진이 미국 내 생산 등 ‘국가적 자산’ 원칙을 반영해 미국 내 생산 기지를 보유하고 기술 유출 보안을 감안한 곳을 외주 파운드리로 선정할 가능성이 크다”며 “파운드리 업체 입장에서도 대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인텔은 장기간 고수해왔던 종합반도체 회사(IDM, 설계·생산 모두 담당)에서 하이브리드 외주생산 사업모델로 변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과정에서 인텔은 전세계 파운드리 1위 대만
티에스엠시(TSMC)와 삼성전자의 경쟁 구도를 이용해 △가격 협상력 획득 △반도체 극자외선(EUV) 공정 활용 단계 이후 수율 및 생산력 불확실성 완화를 추구할 전망이라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다중 위탁생산 체제 아래서 인텔에게 지리적인 개발 용이성과 대규모 시설투자를 할당하는 방식으로, TSMC와의 파운드리 경쟁력 격차를 축소하는 시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5나노 이하급 EUV 생산 안정성이 핵심으로 부상할 전망이라는 뜻이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대비 3.0% 오른 8만9400원으로 장 마감했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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