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부터 금리 0.1~0.2%포인트 올라…한달새 0.6%포인트 ↑
지난달 주택 담보대출 관련 가산금리를 올렸던 시중은행들이 3일부터 일제히 우대금리를 폐지하는 방식으로 주택 담보대출 금리를 0.1~0.2%포인트 또 올릴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3일부터 근저당권 설정비를 스스로 부담하는 이용자에게 주택 담보대출 금리를 0.2%포인트 깎아주던 우대금리제를 폐지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국민은행도 근저당권 설정비와 관련한 금리우대를 하지 않기로 했다. 이 은행은 지난 2월부터 마케팅 수단의 하나로 근저당권 설정비를 은행이 대신 내줬지만 앞으로는 0.2% 가량을 설정비로 내게 한다는 것이다. 우리은행도 이날부터 근저당권 설정비를 내는 이용자에게 제공하던 대출금리 0.1%포인트 할인제를 없앤다.
이에 따라 신규 담보대출 금리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인상 및 가산금리 인상과 맞물리면서 최근 한 달 동안 0.60%포인트 이상 뛰게 됐다. 은행권 담보대출의 금리는 매주 변하는 시디금리에 은행이 미리 설정한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된다.
신한은행의 경우 3일 기준 담보대출 최저금리는 연 5.69%로 한 달 전에 견줘 0.4%포인트 정도 급등했으며, 근저당권 설정비 우대금리까지 계산하면 실제로 0.6%포인트 정도 올린 셈이다. 국민은행도 근저당권 설정비 우대금리 폐지를 감안하면 사실상 0.6%포인트 정도 올랐다.
은행들이 잇따라 담보대출 금리를 올리는 것을 두고 금리 수준이 정상화됐다는 평가가 있지만, ‘사상 최고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은행이 금융 소비자한테 부담을 떠넘긴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강종만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일 ‘주택금융 제도의 개선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변동금리부 담보대출의 급증과 금리상승 추세로 서민 부담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고정금리부 주택금융 확대와 변동금리 상한제도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주택금융 중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5% 수준으로 미국·독일·프랑스(50% 이상)나 영국(30%)에 비해 매우 낮다. 강 연구위원은 “주택대출 금액이 차입자의 연간 소득의 세 배가 넘는 경우에는 장기 고정금리 주택금융이 적절하다”며 “은행은 자체상품인 변동금리 주택금융 취급을 좋아해 일반 차입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동안 주택 담보대출을 중단했던 시중은행들은 금감원이 2일 “투기 재연 우려가 있는 대출은 엄격히 감독하지만 무주택자 등 서민의 실수요 대출 공급에는 어려움이 없도록 지도하겠다”는 공식 방침을 밝힘에 따라 3일부터 일제히 담보대출을 재개할 방침이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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