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가 분양시장에도 한파를 몰고 오자 아파트 분양가를 6억원이하로 낮추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도권의 주택투기지역에서 아파트 분양에 들어간 주택건설업체들이 대형 평형 아파트의 성공적인 분양을 위해 분양가를 6억원 이하로 속속 낮추고 있다.
주택투기지역에서 분양가가 6억원을 넘을 경우 4월 도입된 총부채상환비율(DTI)제도의 적용 대상이 돼 입주자가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는 데 제한이 따른다.
지난달 경기도 고양시 행신동에서 분양에 들어 간 SK뷰 3차 45평형의 분양가는 5억9천900만원으로 6억원에는 100만원이 부족하다.
이 아파트가 분양가를 낮출 수 있었던 것은 '마이너스옵션'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마이너스옵션'은 통상 입주자가 내부에 사용되는 자재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지만 이 아파트의 경우 입주자가 선택할 여지는 없이 의무적으로 계약을 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입주자들은 추가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기준층인 10-15층의 경우 옵션가격이 7천300만원이어서 실제 분양가는 6억7천200만원이 된다.
분양사무소 관계자는 "고객들이 6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규제를 피해 대출을 쉽게 받도록 하기 위해 마이너스옵션제도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평수가 제일 넓은 45평형에만 마이너스옵션제도를 도입했다.
경기도 용인시 구성지구에서 분양에 들어간 진흥더블파크 56평형의 분양가도 5억9천900만원선이다.
평당 가격은 1천70만원수준으로 주변 시세 등을 감안한 적정분양가가 1천200만원선인 것을 고려하면 분양가가 크게 낮은 것이다.
진흥기업 관계자는 "56평형의 경우 수익성보다는 성공적인 분양에 중점을 뒀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인 닥터아파트의 이영호 리서치팀장은 "분양시장이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주택업체들이 분양을 무한정 늦추기는 어렵다"면서 "때문에 업체들이 성공적인 분양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박성제 기자 sungj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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