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저가 아파트값 변동률 추이
불황때도 오르다 최근 꺾여
“거품빠지며 제자리 찾아가”
“거품빠지며 제자리 찾아가”
집값 하락세가 불황기에도 꾸준히 올랐던 소형·저가·비강남권 아파트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는 최근 3개월간 서울 아파트 매맷값의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공급면적 최대 99㎡ 미만의 소형과 2억원 미만의 저가 아파트, 강북권 아파트도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8월18일부터 11월18일까지 3개월간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1.86%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25개구 중 22개구에서 매맷값이 떨어졌다. 재건축단지가 많은 강동구(-1.93%)를 비롯해 강남(-1.82%), 양천(-1.5%), 송파구(-1.41%) 등 강남권의 약세가 두드러졌지만 강북 상승세를 이끌던 노원(-0.23%), 도봉(-0.24%), 강북구(-0.23%) 등 이른바 ‘노·도·강’ 지역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은 저가 아파트도 맥을 못 추고 있다. 가격대별 변동률은 2억원 미만에서 0.21%, 2억원대 0.11%, 3억원대 0.1%, 4억원대 0.36%, 5억원대 0.54%, 6억원 이상은 1.45%가 떨어지는 등 모든 가격대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전세난으로 소형아파트 구입에 나섰던 수요도 자취를 감춰 공급면적 66㎡ 미만 소형아파트 매맷값이 0.26%, 66~99㎡는 0.16% 하락했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실장은 “2008년 10월 금융위기 때도 소형과 저가, 비강남 아파트 매맷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며 “그때와 비교해 전체적인 하락폭은 작지만 주택시장의 침체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김광수경제연구소의 정남수 부동산연구센터장은 “뉴타운 열풍으로 강북·소형아파트까지 일부 거품이 끼었는데 현재 서울 아파트 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것은 그동안 거래 정상화를 막아왔던 거품이 제거되는 과정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섣부른 부양책이 나온다면 시장의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