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강남3구의 주택가격이 대폭 상승하고 있다.사진은 송파,강남구 아파트 단지.청와대사진기자단
정부가 최근 집값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경기도 수원·용인 등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통해 가파르게 오르던 서울 집값은 일단 진정시켰지만 부동산 시장 과열이 비규제지역으로 옮아간 ‘풍선효과’ 확산을 차단하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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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참석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열어 최근 주택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추가 규제 방안을 검토했다. 국토부 핵심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경기 일부 지역의 집값 상승세에 대해서 더 엄중하게 모니터링하고 이런 현상이 심화되고 확산된다면 필요한 조처를 취해야 한다는 게 회의의 결론이었다”고 전했다.
풍선효과를 잠재우기 위한 규제 1순위 지역으로는 최근 아파트값이 급등하고 있는 수원·용인 등이 꼽힌다. 한국감정원이 이날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비규제지역인데다 신분당선 연장 등 교통 호재까지 겹친 수원 권선구는 전주보다 2.54% 급등했다. 수원 영통구도 광교중앙·망포역 역세권을 중심으로 2.24% 상승했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이미 지정돼 있는 수원 팔달구도 2.15% 올라 올해 들어서만 6.32%의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조정대상지역인 용인 수지구와 기흥구도 올해 누적 상승률이 각각 4.42%, 3.27%로 고공행진 중이다. 국토부는 비규제지역인 수원·용인·성남의 일부 자치구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새로 지정하거나 투기과열지구로 격상해 집값 오름세를 진정시킬 계획이다. 국토부 산하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규제지역으로 추가 지정되면 주택담보비율(LTV)이 줄어들고 양도소득세도 중과된다.
반면 12·16 대책이 주로 겨냥했던 서울 강남 지역은 3주째 내림세가 이어졌다. 서울 서초·송파구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6% 하락했고 강남구도 0.05% 빠졌다. 강동구를 포함한 강남 4구 아파트값은 0.05% 내렸다. 서울 주간 상승률은 지난주와 같은 0.01%에 그쳤다.
시가 9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가 강해지면서 서울의 집값은 일단 안정됐지만,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하고 개발호재까지 겹친 경기 지역으로 투기자금이 몰리면서 풍선효과가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수원·용인·성남뿐만 아니라 광명이나 구리도 제법 많이 올랐다”며 “자본의 이동을 통제하는 수요억제책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추가로 나올 것이냐가 주택시장 안정화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날 12·16 대책 효과를 설명하는 보도자료를 내어 “대책 발표 뒤 약 2개월이 경과한 시점에서 서울 집값은 빠르게 안정세를 회복하고 있다”며 “정부는 최근 수도권 국지적 상승 지역을 엄중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시장 불안이 심화·확산될 우려가 있는 경우, 규제지역 지정 등 필요한 조처를 즉각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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