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기준 바뀐다…근로자수 제외, 매출액 기준으로 단일화

중기부, 현장 의견 반영해 관련 법령 개정하기로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소상공인 매출 회복을 위해 마련된 ‘동행축제’ 기간인 지난 9월 5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을 찾아 호두강정을 사고 있다. 중소 벤처기업부 제공

정부가 소상공인 범위를 정하는 기준을 바꾸기로 했다. ‘상시 근로자 수’는 제외하고 ‘매출액’ 기준으로만 판단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2년도 소상공인정책 심의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새 정부 소상공인·자영업 정책 방향’을 내놓았다. 소상공인 정책심의회는 소상공인기본법에 따라 소상공인의 보호와 육성에 관한 주요 정책과 계획을 심의·조정하는 민·관 합동 협의체다.

중기부는 소상공인 기준 개편 배경으로 “현재 소상공인 여부는 매출액과 상시 근로자 수를 기준으로 판단하는데, 상시 근로자 수 기준은 고용을 통해 회사 규모를 키우고자 하는 기업에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현행법상 소상공인은 중소기업기본법에 따른 ‘소기업’ 가운데 매출액과 상시 근로자 수가 일정 수준 아래인 경우이며 그 기준은 업종별로 다르다. 음식점인 경우 연간 매출액 10억원 이하, 상시 근로자 수 5인 미만 사업자다. 중기부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2020년 기준 소상공인 사업체 수(11개 업종)는 290만개, 종사자 수는 557만명에 이른다.

중기부는 “기업가 정신과 창의성을 지닌 소상공인을 발굴·육성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려는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 정책에 발맞추는 것”이라며 “이번 논의를 시작으로 업계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간담회·공청회를 열고 현장 의견을 반영해 소상공인기본법 등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 기준은 지난 2015년에 이미 매출액 지표로 단일화됐다. 그 이전에는 상시 근로자 수 또는 매출액 기준 중 한 가지 요건을 충족하면 중소기업으로 인정하는 택일주의 방식이었다. 이는 ‘중소기업 지위 유지를 위해 추가 고용을 기피하거나 고용 형태를 정규직에서 계약직으로 전환하는 부작용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중기부는 이날 심의회에서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 지원을 위한 판매 촉진 행사인 ‘한겨울의 동행축제 윈·윈터 페스티벌’ 추진 계획도 아울러 밝혔다. 오는 16일부터 열흘 동안 이어질 이번 행사에는 인터넷몰, 홈쇼핑, 배달플랫폼 등 193개와 오프라인 22개사를 합친 215개 채널에서 모두 4만7천여 업체가 참여할 예정이다. 소비 촉진을 위한 할인 행사와 함께 중소·소상공인 제품 바자회, 온라인 플랫폼 수익금 중 일부를 기부하는 나눔 행사도 곁들여진다.

김영배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