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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장·취업

노동자가 주인되니 ‘서비스 최고’

등록 2007-10-16 21:15

달구벌 버스 직원들
달구벌 버스 직원들
부도난 회사 되살린 ‘달구벌 버스’ 대구시 평가서 1위
비용 절감 ‘함께 살기’…정년 연장·정규직 전환 100%
회사 부도의 아픔을 딛고 거듭난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인 ㈜달구벌버스(옛 국일여객)가 최근 대구시로부터 서비스가 가장 좋은 버스회사로 꼽혔다. 대구시가 29개 버스회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서비스 평가에서 달구벌버스는 29개 평가항목 가운데 7개 항목에서 만점을 얻으며 종합 1위를 차지해, 2300만원의 포상성과급을 받는다. 시는 시내버스 준공영제에 따른 성과이윤의 배분을 위해 이같은 평가를 해오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달구벌버스는 대구시의 ‘골칫덩어리’였다. 적자 누적으로 지난 2005년 8월 회사가 부도를 내고 대표이사는 구속되는 바람에 120여명의 노동자들은 장기 임금체불에 시달렸고, 버스 운행도 중단돼 시민들의 불만을 샀다. 시청 앞 시위와 천막농성으로 맞서던 노조는 대구시와 협의 끝에 ‘새로운 길’을 선택했다. 조합원들이 각자 800만원씩 회사 회생자금을 내, 회사빚 42억여원을 떠안는 조건으로 시내버스 50여대와 운송사업권을 넘겨 받은 것이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2월 달구벌버스가 출범했다. 그 뒤 회사를 살리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이 시작됐다. 기름값을 줄이려고 종점에서 대기하는 20∼30분 동안 겨울에는 히터를 틀지 않고 개인용 담요로 버텼고 여름에는 부채로 더위를 참아냈다. 악성부채를 정리하려고 퇴직금과 상여금 600% 가운데 420%씩을 반납했다. 대신 정년은 60살에서 65살로 연장했다. 기사들은 스스로 시간표를 짜 정시운행을 지켰고, 어린이 날에는 승객들에게 사탕을 나눠주고 비 오는 날 우산을 빌려주는 ‘양심우산제’를 도입하는 등 승객들을 가족처럼 대했다. 42억여원의 부채는 1년 반만에 26억여원으로 줄었다. 대구지역 버스회사 가운데 처음으로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했고, 비정규직 직원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자주관리위원회를 꾸려 경영을 책임지고, 매월 경영설명회를 열어 전 직원에게 재무재표도 공개한다.

버스기사 최욱호(51)씨는 “‘쌀이 떨어져 며칠째 아이들을 라면먹여 등교시켰다’며 울먹이는 동료와 부등켜 안고 함께 눈물 흘렸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직원들이 뭉쳐 만든 회사인만큼 전국에서 제일 친절하고 안전한 시내버스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대구/글·사진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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