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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의 분석…황교안은 '예수의 고난'을 어떻게 정치화했나

등록 2019-12-27 21:59수정 2019-12-28 09:43

‘한겨레 라이브’ 클립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기획위원장 출연
“황교안 대표가 말하는 고난은 ‘상대는 적-나는 전사’의 이분법 장치
태극기 부대에 부흥회에 익숙한 사람들 많아
황 대표, 몸에 맞지 않는 부흥사 자처
그러다 몸이 고장나는 듯”

“스스로를 고난의 피해자라고 여기고, 자신을 적과 싸우는 전사로 생각하는 거죠.”

목사인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기획위원장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유독 ‘고난’을 강조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성경 속 고난을 뒤틀리게 해석하고, 이것이 정치 영역에서 위험하게 실현된다는 겁니다.

김 목사는 우선 “기독교는 고난이 중요한 키워드다. 실제 기독교는 굉장히 많은 고통을 겪으면서 생존한 종교”라며 “문제는 누구를 억압하는 위치에 있는 종교가 되었을 때도 고난이 중요한 신학적 키워드로 남아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럴 때 고난은, 누군가를 공격하면서도 자기를 피해자로 생각하는 장치가 된다”며 “구체적으로는, ‘온통 적으로 둘러싸여 있고, 우리는 이 고난을 감수하면서 적과 싸우고 있는 전사’라는 생각을 갖는 게 고난의 신학을 보수적으로 해석하는 분들의 관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황교안 대표의 발언에서도 (그런 점이) 명백히 드러난다”며 “이런 논리를 가진 사람들의 약점이 협상, 타협, 대화가 안 된다는 것이다. 진리의 수호자라는 믿음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짚었습니다.

# “70~80년대 부흥회 중독 신도들, 태극기 부대로 흘러가”

김 목사는 극단적 보수 기독교계 인사인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부흥회식 정치 집회’에 모여드는 이들의 생애사적 특성과, 황 대표가 이런 장외집회에 집착하는 이유에 관한 새로운 해석도 내놓았습니다.

김 목사는 “부흥회가 1970~80년대 한국 교회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던 시절이 있었고, 그때 부흥회에 중독된 사람들이 상당히 있었다”며 “(부흥회를 갔다가) 또 부흥회를 가고, 더 강한 자극을 필요로 하다가 산에 있는 기도원에 눌러앉은 사람들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1990년대 이후 교회들이 부흥회를 하지 않게 되었고, 부흥회를 주도한 산기도원들이 문을 닫는 일이 속속 나타났다. 거기에 눌러앉은 사람들이 산기도원 폐쇄로 갈 곳이 없어졌고, (이들이 거리로 나오면서) 거리의 전도자들이 많이 생겼다”며 “그런데 이제 그분(거리의 전도자)들도 많이 줄었다. 지금 어디에 있을까? 태극기 집회에 많이 가 있다. 부흥회에 익숙한 사람들이 태극기 집회에 적지 않게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태극기 부대’에 속한 분들의 생애사적 특성을 연구하고 직접 인터뷰도 했는데, 인터뷰를 한 분들이 (앞서 말한) 그런 경로를 거친 분들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목사는 “그런 부흥회식 (정치)집회가 활성화하는 상황에서 황교안 대표는 부흥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하지만 황 대표는 부흥회에 익숙한 사람은 아니다. 황 대표의 몸이 고장나는 것도 맞지 않는 행동을 과하게 하다가 그런 것이 아닌가라고 추측된다”고 말했습니다.

# “한국 대형교회 신자 비율이 높은 나라,

결혼·취업·인맥 시장을 만드는 데 가장 용이한 곳이 대형교회”

김 목사는 한국교회 대형화의 문제도 지적했습니다. 그는 “한국은 대형교회 비율이 신자 대비 제일 많은 나라”라며 “결혼·취업·인맥 시장을 만드는 데 가장 용이한 곳이 대형교회다. 한국 사회의 파워엘리트에 관한 연구를 보면, 개신교 신자는 20%인데 파워엘리트 40% 이상이 개신교 신자다. (대형교회를 배경으로 한 특정 종교의) 권력 과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12월24일 방송된 ‘한겨레 라이브’ 내용 가운데 일부를 뽑아낸 이번 영상에선 황교안 대표의 위험한 종교관에 관한 김진호 목사의 이런 분석을 자세히 들을 수 있습니다. 진행: 성한용 선임기자, 편집: 박종찬,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한겨레 라이브 클립. 12월 24일. 한겨레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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