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칠레 ‘제헌의회’ 출범…최대 1년간 개헌안 논의

등록 2021-07-05 08:15수정 2021-07-05 11:11

원주민 출신 의장으로 선출
원주민 전통 의상을 입은 엘리사 롱콘(정면 가운데)이 4일(현지시각) 칠레 제헌의회 의장으로 선출된 뒤 발언하고 있다. 산티아고/AFP 연합뉴스 2021-07-05
원주민 전통 의상을 입은 엘리사 롱콘(정면 가운데)이 4일(현지시각) 칠레 제헌의회 의장으로 선출된 뒤 발언하고 있다. 산티아고/AFP 연합뉴스 2021-07-05
칠레의 새 헌법을 논의할 제헌의회가 4일(현지시각) 원주민 출신을 의장으로 선출하고 공식 출범했다.

칠레 제헌의회는 이날 첫 회의를 열어 칠레의 ‘마푸체’ 원주민 여성인 엘리사 롱콘(58)을 의장으로 선출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롱콘은 산티아고 대학의 교수이며 마푸체 원주민의 교육과 언어를 위해 활동해온 활동가 출신으로 무소속 의원이다. 칠레 중남부에 주로 거주하는 마푸체 원주민은 칠레 인구의 10% 남짓 차지하는 최대 원주민이다.

칠레는 이날 제헌의회 출범으로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독재 정권 시절(1973~89) 제정된 헌법을 폐기하고 새로운 헌법을 마련하는 절차에 공식 들어갔다. 앞으로 제헌의회는 9개월간, 필요하면 3개월 더 연장해 논의를 거쳐 헌법 개정안을 마련한 뒤 국민투표에 부치게 된다.

롱콘은 의원 155명 중 96명의 지지로 의장에 선출된 뒤 주먹을 불끈 들고 “여러 연합체가 칠레의 역사를 바꾸기 위해 자신들의 신뢰와 꿈을 마푸체 원주민의 손에 맡기는 것을 지지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칠레는 지난 5월 제헌의회 의원 155명을 뽑는 선거를 치렀다. 당시 선거에선 무소속 후보가 대거 당선되어, 기성 정당이 주도권을 행사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 좌파 성향의 후보가 우위를 보여, 신자유주의 정책 기조를 뒷받침했던 기존 헌법에 대대적인 손질이 예상됐다.

이번 제헌의회 출범은 지난 2019년 10월 산티아고 지하철요금 인상에 촉발된 사회 불평등 항의 시위에 따른 것이다. 당시 신자유주의를 기반으로 한 피노체트의 헌법이 사회 불평등과 부조리의 뿌리라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개헌이 본격 추진된 것이다. 이번 제헌의회에서는 신자유주의 원칙 대신 시민의 인권과 사회권, 노동권 등을 좀더 강력히 담보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칠레 예수회 사제인 필리페 베리오는 “처음으로 전체국가의 다양성이 반영됐다. 그들이 마주 앉아 우리가 원하는 나라가 무엇인가에 대해 토론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를 보였다.

그러나 제헌의회에 무소속이 다수인 데다 특정 주도 세력이 눈에 띄지 않아, 개헌 논의가 산으로 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개헌안 마련을 위해선 서로 양보하며 공통분모를 찾아가는 노력이 불가피한데, 극심한 양극화를 보이는 칠레 정치의 지형상 양보와 설득, 협상이 쉽게 이뤄지겠느냐는 것이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관련기사

변화 선택한 칠레, 제헌의회 선거 ‘무소속 최다의석’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995700.html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