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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온두라스 대통령, 차이 대만 총통 취임식 초청...미국 압박 통했나

등록 2022-01-13 17:42수정 2022-01-13 17:56

대만과 단교 입장에서 돌연 입장 바꿔
미국 특별 사절단 파견 효과 있었던 듯
온두라스 대통령 당선자인 시오마라 카스트로(오른쪽)가 지난달 28일 테구시갈파에서 대선 이후 연설을 하고 있다. 테구시갈파/로이터
온두라스 대통령 당선자인 시오마라 카스트로(오른쪽)가 지난달 28일 테구시갈파에서 대선 이후 연설을 하고 있다. 테구시갈파/로이터

시오마라 카스트로 온두라스 대통령 당선자가 자신의 취임식에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공식 초청했다. 카스트로 당선자는 지난해 11월 대선 당시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하겠다고 밝혔다가 당선 뒤 돌연 태도를 바꾼 바 있다.

13일 <대만중앙통신>(CNA)의 보도를 종합하면, 온두라스 쪽은 퇴임을 앞둔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과 카스트로 당선자 공동 명의로 오는 27일 열리는 대통령 취임식에 차이 총통을 초청한다는 뜻을 전해왔다.

통신은 오우장안 대만 외교부 대변인의 말을 따 “차이 총통이 직접 대표단을 이끌고 온두라스를 방문할 지, 특별사절을 파견해 대리 참석할 지 여부는 총통부에서 곧 공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장둔한 대만 총통부 대변인도 “차이 총통 직접 참석 여부가 결정되면, 온두라스에 파견할 대표단 명단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28일 치러진 온두라스 대선에서 무난히 승리를 거머쥔 카스트로 당선자는 지난 2009년 쿠데타로 축출된 호세 마누엘 셀라야 전 대통령의 부인이다. 그는 대선 선거운동 당시 80년 간 이어온 대만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중국과 수교를 추진하겠다고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미 국무부는 온두라스 대선 투표일 직전에 특별 사절단을 급파해 대만과 외교 관계를 유지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미국은 경제 지원과 군사 원조 등을 내세워 온두라스를 비롯한 중남미 각국에 장기간에 걸쳐 강력한 영향력을 유지해왔다. 온두라스 남부 코마야과 지역에 자리한 소토카노 공군기지엔 1200~15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당시 <로이터> 통신 등은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의 말을 따 “온두라스-대만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 지에 대해 주요 대선 후보 진영을 비롯한 온두라스 각계에 명확히 설명했다. 양자 관계가 지속되기를 바란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며 “중남미 국가에 대한 중국의 접근이 품고 있는 위험에 대해서도 경고했다”고 전했다.

실제 대선 승리 직후 대통령직 인수 절차에 나선 카스트로 당선자 쪽은 돌연 태도를 바꿔 대만과 외교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도 지난 12월 “카스트로 당선자 인수위 쪽이 양자 관계에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당시 중국 쪽은 “미국식 ‘강압 외교’의 전형”이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관영 <환구시보>는 “미국 대표단은 정작 자국은 아무런 외교적 연계도 없는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온두라스 대선 후보들을 압박했다”며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미국의 장단에 맞춰 춤을 추며 중국에 맞서라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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