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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올림픽도 SNS…TV 시청률은 ‘뚝’, 비디오 클립은 ‘쑥’

등록 2022-02-10 12:36수정 2022-02-10 16:27

미국 TV 시청률 평창 때보다 44% 급감
NBC 소셜미디어 영상에는 팔로워 급증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노보드 경기 장면. 5일 겐팅 스노파크에서 촬영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노보드 경기 장면. 5일 겐팅 스노파크에서 촬영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올림픽을 시청하는 방식도 디지털 시대에 맞게 변모하고 있다. 텔레비전 시청률은 크게 떨어진 반면 소셜미디어의 올림픽 경기 장면 비디오 클립에는 사람이 모이고 있다.

지난 4일 치러진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막식을 텔레비전 중계로 시청한 미국인은 157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워싱턴포스트>가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수치는 4년 전 평창 겨울올림픽 시청자 수보다 44%나 줄어든 것이다. 또 4~7일 나흘간 올림픽 경기 중계를 즐긴 하루 평균 시청자도 4년 전보다 50% 남짓 줄어들었다.

미국에서 텔레비전 시청률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줄어드는 추세지만 올림픽 경기 시청만큼 극적인 감소를 보인 경우는 드물다. 올림픽 경기 중계방송은 한때 방송사의 핵심 사안이었으나, 이제는 단순한 인기 프로그램 정도로 전락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올림픽 경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줄어들었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 이번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미국에 독점 중계하는 미국의 <엔비시>(NBC)는 그동안 올림픽 경기 장면과 인터뷰 등을 비디오 클립으로 재구성해 유튜브와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 올려 엄청난 ‘올림픽 팔로워’ 층을 구축했다. 또 엔비시는 자사의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유료 회원 수 900만명)으로도 올림픽 경기를 내보내고 있다.

엔비시는 이런 디지털 시청자가 얼마나 되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엔비시의 모회사 ‘엔비시유니버설’에서 텔레비전과 스트리밍 분야 회장을 맡고 있는 마크 라자러스는 온라인 시청자가 텔레비전 시청자 수에 비해 “엄청나게 많고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메인 대학의 미디어 역사가 마이클 소코로는 올림픽 텔레비전 시청이 줄고 디지털 시청이 늘어나는 이런 추세와 관련해 “올림픽이 이전보다 더 인기가 많아졌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튜브와 틱톡 등의 올림픽 비디오가 몇억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걸 생각하면, 이번 올림픽이 미국 역사상 비디오 시청이 폭발한 몇 안 되는 사건 중 하나가 되어도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올림픽경기 시청의 무게 중심이 텔레비전에서 소셜미디어로 바뀌면, 이는 올림픽의 재정구조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올림픽 경기가 방송중계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엔비시>(NBC)는 2022년~2032년 올림픽을 미국에 독점 중계하는 권리를 얻기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77억5천만 달러(9조2780억원) 규모의 계약을 했다. 이 돈은 국제올림픽위 재정의 40% 남짓 되는 금액이다. 이뿐이 아니다. 많은 다른 나라 방송사들도 올림픽 중계방송을 위해 기꺼이 국제올림픽위에 돈을 내고 있다.

그러나 올림픽이 시청자들을 텔레비전 앞으로 불러모으지 못한다면 방송사들도 지갑을 더 열지 않을 수 있다. 영국 드 몽포르 대학의 히서 디히터는 “이런 추세가 지속하면 엔비시도 2032년 이후 올림픽 중계권 협상에 소극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렇지만 엔비시는 낙관적이다. 엔비시유니버설의 라자러스는 지난 여름 도쿄올림픽에서도 낮은 시청률과 코로나19 등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기대한 수익을 올렸다며 “이번에도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경기를 전달하는 시스템이 바뀐 것뿐이다. 사람들은 여전히 경기를 소비한다”며 “문제는 사람들이 원하는 게 어떤 형식인지, 어느 정도의 길이인지 같은 것이다. 우리는 그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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