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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30년 만의 철도 파업 예고…인플레 자극할라 초긴장

등록 2022-09-15 14:10수정 2022-09-15 14:24

화물 철도 노조들 16일 파업 돌입 예고
물류 차질 물가 더 자극할 가능성 긴장
14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홈스테드에서 화물열차가 철로를 달리고 있다. 홈스테드/AP 연합뉴스
14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홈스테드에서 화물열차가 철로를 달리고 있다. 홈스테드/AP 연합뉴스

미국 경제가 40년 만의 최악의 물가 상승률에 고전하는 중에 30년 만의 철도 파업 가능성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막판 타협이 이뤄지지 않으면 16일부터 파업이 시작되고 철도를 이용한 물류가 마비돼 인플레이션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언론들은 노동부를 비롯한 행정부가 임박한 철도 파업을 막기 위해 노조 지도부 및 사용자들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마티 월시 노동부 장관은 이날 양쪽을 만나 합의를 종용했다.

엔지니어와 차장 등 화물 철도 노동자 10만명 중 5만명이 속한 주요 노조 두 곳은 16일을 파업 돌입 날짜로 내건 상태다. 다른 소규모 노조에서도 지도부가 회사 쪽과 맺은 잠정 합의가 노조원 투표에서 부결됐다. 노사 분쟁의 핵심은 사쪽의 근태 관리 정책이다. 노동자 본인이나 가족이 아플 때 사전에 계획을 제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병가를 쓸 수 있는지도 쟁점이다.

이미 공영 여객 철도 업체 암트랙은 15일부터 장거리 여객 운송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암트랙 노동자들은 화물 철도 파업과 직접 관련은 없다. 하지만 같은 노선을 쓰는 여객 열차가 화물 철도 파업으로 운행이 막혀버리면 승객들이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8.3%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철도 화물 운송이 마비되면 물가를 더 자극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물가 상황에는 물류 차질도 한몫을 해왔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철도 파업 현실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친노조주의자를 자처하는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철도 노조 및 사쪽과 통화해 타협을 종용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감축법’ 제정을 큰 치적이라고 홍보해온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철도 파업 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의 고삐가 잡히지 않는다면 곤란해질 수밖에 없다. 그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된 13일 인플레이션에 대한 질문에 대해 “그게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만든 이유”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4일에도 북미산 전기차만 보조금을 준다는 ‘인플레이션 감축법’ 내용을 내세우면서 미국산 전기차 생산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북미 오토쇼를 관람하며 “미국이 자동차 시장의 미래를 가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미국 업체 지엠(GM)이 만든 전기차 핸들을 잡으며 ‘미국산 전기차 사랑’을 과시하기도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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