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5년 만에 확장억제전략협의…미 “북한 위협 철통 방어”

미 핵우산 제공 외교·국방 차관 회의 워싱턴서
미 “핵·재래식 등 모든 역량으로 공약 지킬 것”
“중국 저항 무시 못해”…“대만해협 안정 중요”

한-미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 회의에 참석한 외교·국방 차관들. 왼쪽부터 콜린 칼 미국 국방부 차관, 보니 젠킨스 미국 국무부 차관, 조현동 외교부 1차관, 신범철 국방부 차관. 워싱턴 특파원 공동취재단.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는 미국의 핵우산 제공 내용과 구체적 절차를 논의하는 한-미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 회의가 16일 4년8개월 만에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열렸다. 회의에서는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 최근 북한이 발표한 핵무기 사용 관련 법령에 대한 대응이 논의됐다. 대만해협 등과 관련한 중국의 군사적 위협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외교·국방 차관들이 참여한 회의에서 보니 젠킨스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차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한국 방어에 대한 미국의 공약은 철통같다”며 “확장억제전략협의체를 모든 측면에서 협력과 공조를 논의하는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논의의 장으로 만드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은 “북한의 불법적 핵·미사일 개발은 한반도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며, 북한이 지난 8일 핵무기 사용 조건을 규정한 법령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대응책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콜린 칼 미국 국방부 정책 차관은 “이번 회의는 (북핵에 대한) 억지력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며 “미국은 핵과 재래식 무기, 미사일 방어 능력 등 모든 범위의 방어 역량을 이용해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을 굳건히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북핵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솔직한 논의를 기대한다”고 했다.

북핵 대응이 주목적인 이번 회의에서는 대만해협을 둘러싼 긴장 등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대응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젠킨스 국무부 차관은 모두발언에서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가 도전받고 있는 이때, 우리는 지역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전략적 위험을 관리하고 감소시키는 것과 관련해 중국의 저항을 무시할 수 없다”며 “특히 한국은 대만해협 안정의 중요성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한국이 국제기구들을 포함한 지역의 파트너들과 함께 안보에 대한 중대한 도전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논의하겠다”고 했다.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12월 1차 회의,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1월에 2차 회의가 열렸다. 이후 남북, 북-미 화해 분위기로 후속 회의가 열리지 않았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5월 정상회담에서 이 협의체 재가동에 합의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