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에 대해 대규모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를 발동하면서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는 1년간 별도 심사 없이 장비를 구매하도록 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워싱턴 소식통은 미국 상무부가 최근 이런 방침을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미국 상무부는 디램은 18나노미터 이하, 낸드 플래시는 128단 이상, 로직칩은 14나노미터 이하 제조 장비를 중국 업체들에 팔려면 허가를 받도록 하는 수출 통제책을 7일 발표했다. 이 정책은 미국 장비 제조 업체들의 중국 업체들에 대한 판매는 원칙적으로 불허하는 내용이고,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은 건별로 심사를 받아 장비를 반입할 수 있도록 했다.
장비 반입에 대한 미국 상무부의 추가 조처에 따라 중국에 생산시설을 둔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는 1년간은 별도 심사를 거치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이런 조처는 한국 업체들의 생산시설 업그레이드 수요에 맞추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년 뒤 허가나 심사 기준과 방식을 어떻게 할지는 미국 상무부의 결정에 달린 것이라 중장기적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한 소식통은 “당장은 한국 기업들이 수출 통제 대상에서 벗어났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의 주요 반도체 장비 업체인 케이엘에이(KLA)가 중국 반도체 생산시설들에 제품 공급을 중단한다는 방침을 밝혔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이는 미국 상무부 발표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전면적인 공급 중단을 발표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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