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폐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이 7일 북미 접촉을 위해 뉴욕 맨해튼의 주유엔 미국대표부에 들어서고 있다. 뉴욕/AP 연합
미국이 정전협정 유지 등을 주임무로 하는 유엔사령부의 역할을 확대·발전시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버웰 벨 주한미사령관은 7일(현지시각) 미국 상원 군사위 국방예산 심의 청문회에 출석해 그동안 유엔사에 대해 미국이 대부분의 사령부 요원을 충원하고 다른 참전국은 연락관이나 자문관 구실에 머물던 것을 바꿔 “다른 참전국의 소임을 늘리고, 유사시 및 작전 계획 수립과 작전에 이들을 완벽하게 통합시킴으로써 진정한 다국적 기구가 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벨 사령관의 발언은 남북관계의 변화와 한반도 유사시를 대비해 유엔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부의 한 관계자는 벨 사령관의 발언이 한반도 안전에 주변국의 역할이 확대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는 점에서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벨 사령관은 또 한국이 요구한 전시작전권 개정 방향에서 “한-미 간 연합작전 지휘체제 또는 동등하게 나뉜 작전지휘 체제를, 한국이 자국군의 전투를 독립적으로 지휘하고, 미국은 지원하는 역할로 바꾸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래 한국군이 독립적인 전투지휘권을 행사할 때 미군의 지원은 공·해군 중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벨 사령관은 한국 정부에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강력하게 압박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이 공평하고 적절하게 방위비 분담을 할 용의가 있느냐가 미군 주둔을 원하고 존중하는지의 확고한 징표가 될 것”이라며, 올해 이뤄질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한국 쪽 부담 증대를 강하게 요구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균형잡힌 방위비 분담이 동맹의 힘에 근본적인 요소”라며 “양국의 동맹 파트너십의 현실을 적확하게 반영하고 주한미군을 합당하게 지원하는 방위비 분담 틀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도형 기자 이제훈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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