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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의사당 난입’ 조사했던 미 의원들, 브라질 ‘대선 불복’ 습격 조사 협력

등록 2023-01-12 10:31수정 2023-01-12 10:52

11일(현지시각) 브라질 대통령궁 외부에 군인들이 서 있는 모습. 브라질리아/로이터 연합뉴스
11일(현지시각) 브라질 대통령궁 외부에 군인들이 서 있는 모습. 브라질리아/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에서 의사당 난입 사건을 조사했던 국회의원들이 최근 브라질에서 대선에 불복한 시위대가 벌인 습격 사태 조사에 협력할 전망이다. 사태 이후 브라질은 보안을 강화하는 한편, 습격의 배후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의 1·6 의사당 난입 사건을 조사했던 미국 국회의원들이, 8일 브라질에서 발생한 의회·대통령궁 난입 사건 조사를 도울 예정이라고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로드리고 파체코 브라질 상원의장도 미국 고위 외교관과 이러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에서는 지난해 대선에서 패배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 수천명이 지난 8일 대통령궁, 의회, 대법원 건물에 난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국가건물에 난입해 기물을 파손하는가 하면 주요 도로를 점거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은 이들을 “광신도”로 지칭하고 강력히 처벌할 것이라 말했다.

이번 난입 사건은 발생 초반부터 2021년 미국의 1·6 사건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전 대통령의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못한 지지자들이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곳들을 침입하고 파괴했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미국 특별조사위원회 위원들의 측근들이 브라질 사건을 조사하는 국회의원들과 협력하기 위해 초기 논의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특조위 위원장을 맡았던 베니 톰슨 하원의원은 “나는 1·6 위원회의 작업과 최종 보고서가 아주 자랑스럽다. 비슷한 조사를 할 때 본보기가 될 수 있다면 가능한 한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당국은 시위의 배후에 대한 조사로 눈을 돌리고 있다. 10일 브라질 당국은 수도 브라질리아의 안보 담당자였던 안데르송 토레스 등 2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재산 동결을 연방 법원에 요청했다. <뉴욕타임스>는 “폭동 당일에 참가자 수백명을 체포했던 브라질 당국이 이제 참가자들을 부추기고 조직하고 지원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치계와 재계 엘리트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1·6 사건을 조사했던 국회의원들과의 협력 역시 난입의 배후를 가려내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나온 1·6 특조위의 최종 보고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반란 선동 등의 혐의로 수사·기소할 것을 법무부에 의뢰했다. 특조위는 관련자 1천명 이상을 조사하고 여러 차례 공개 청문회를 진행해 이러한 결론을 냈다.

한편 브라질에서는 11일 일부 지역에서 시위 움직임이 감지됐다. 하지만 8일 난입 사태 후 당국이 도로 점거를 막고 공공건물 출입 보안 수준을 높이는 등 조치를 강화하면서, 대규모 사태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에이피>(AP) 통신은 “권력을 되찾기 위한 대규모 시위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홍보되자, 놀란 브라질 당국은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전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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