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각) 앨라배마주 셀마에서 열린 ‘블러디 선데이’ 58돌 기념행사에서 청중에게 손키스를 날리고 있다. ‘블러디 선데이’는 1965년 참정권 보장을 요구하며 행진하던 흑인들을 경찰이 폭력적으로 진압한 사건이다. 셀마/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일 밤(현지시각) 한국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과 일본 정부 반응에 대해 성명을 내어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인 두 나라의 협력과 파트너십에서 획기적으로 새로운 장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일 정부 발표에 대해 “역사적”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한국인들과 일본인들이 더 안전하고 더 번영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한 결정적 조처를 취했다”고 했다. 이어 “미국은 새 합의를 지속적 진전으로 바꾸려는 일본과 한국 지도자들을 계속 지원하겠다”며 “(합의가) 완전히 실현되면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이라는 공통의 비전을 수호하고 진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한·일 삼자 관계가 강화되고 향상되기를 고대한다”며 “단결을 통해 세 나라는 강해지고 세계는 보다 안전하고 번영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한국과 일본 정부의 역사적 발표’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어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는 “민감한 역사 문제 논의의 결론에 관한 한·일 정부의 역사적 발표를 환영한다”며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그들 정부의 용기와 비전에 박수를 보내며, 국제사회가 중대한 성취를 칭찬하는 데 동참하기를 요청한다”고 했다. 또 “미·한·일 삼자 관계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에 대한 공통의 비전에서 중심이 되는 것으로, 그래서 나와 국무부 고위급 동료들은 이 중대한 관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주력해왔다”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윤 대통령의 방미 계획 확정 등을 이유로 미국을 방문한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을 6일 만난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이 아닌 제3자 국가들 간의 관계에 대해 그것도 한밤중에 환영 성명을 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한-일 관계 개선으로 한-미-일 결속을 강화해 중국에 맞선다는 전략적 고려를 반영한 반응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과 블링컨 장관이 한 목소리로 한-일 관계 강화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에 도움이 된다고 밝힌 게 이런 속내를 잘 보여준다.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은 미국이 중국에 맞서 동맹국들을 하나로 모을 때 내세우는 구호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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