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 재선 도선을 공식 선언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도전을 공식 선언하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4년 만의 재대결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재선 도전을 공식화하면서 공개한 동영상에서 대결 상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했다. 이 영상은 2021년 1월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2020년 대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연방의사당을 공격했던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러다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들을 “마가 극단주의자”라고 언급하고, 그 대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의 또 다른 유력 대선 후보인 론 디샌티스(44) 플로리다 주지사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장면이 번쩍인다.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의미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통령 선거에 처음 출마하면서 내세웠던 구호다.
바이든 대통령은 임신중지 접근권, 사회보장 삭감 등 미국 사회가 첨예하게 부딪히는 사안들을 언급하면서 “전국적으로 ‘마가’ 극단주의자들이 줄을 서며 (미국인으로서) 지지 기반이 되는 자유를 빼앗아 가려 한다. 우리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문제는 빨간색(공화당 상징)이나 파란색(민주당 상징)의 문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우리가 직면한 질문은 앞으로 몇년 동안 우리가 더 많은 자유를 가질지 아니면 더 적은 자유를 가질지, 우리의 권리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카멀라 해리스(58) 부통령도 트위터에 “바이든과 나는 대선에 다시 도전한다”며 러닝메이트로 다시 나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봄부터 열리는 민주당 경선을 우선 통과해야 한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바이든 대통령 말고도 작가 출신인 메리앤 윌리엄슨과 존 에프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등 2명이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힌 상태다. 하지만 현직 대통령이 후보 경선 때 패배하는 일이 거의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통과 가능성이 높다.
유력한 맞상대인 공화당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15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재선 도전을 선언한 상태다. 트럼프는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공화당 경선에서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최종적으로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대결할 가능성도 상당하다. <야후 뉴스>와 유고브가 지난 2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늘 경선을 하면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공화당 지지층의 49%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라고 답한 이들은 25%에 그쳤다. 다만 이 여론조사에서 유권자들은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결할 가능성에 대해 ‘피곤하다’(38%)는 답을 가장 많이 골랐다.
바이든 대통령은 만 80살이라는 고령의 나이로 인한 건강 우려도 넘어서야 한다. 1942년생으로 이미 미 역대 최고령 대통령인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하면 86살에 임기를 마친다. 최근 미국 <엔비시>(NBC) 방송이 유권자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재출마에 반대한다고 답한 사람 중 그 이유로 고령의 나이를 꼽은 이들이 48%에 달했다.
최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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