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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가자는 팔레스타인 땅” 재점령 반대…이스라엘과 또 이견

등록 2023-11-08 13:44수정 2023-11-09 13:19

‘인도주의적 전투 중단’ 요청도 불협화음
이스라엘 제어 못해 국제사회 비난 커져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오른쪽 두번째) 등이 7일 의사당 앞에서 하마스의 공격으로 사망한 이슬라엘인들과 피랍자들을 위한 촛불기도회에 참석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오른쪽 두번째) 등이 7일 의사당 앞에서 하마스의 공격으로 사망한 이슬라엘인들과 피랍자들을 위한 촛불기도회에 참석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 재점령을 추구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미국이 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인도주의적 전투 중단’뿐 아니라 하마스를 제거한 뒤 가자지구를 어떻게 통치할지를 놓고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견이 노출되는 분위기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7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우리는 분쟁 이후 가자지구를 어떻게 할지 이스라엘과 활발히 논의하고 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군의 재점령은 옳은 일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부대변인도 “가자는 팔레스타인 땅이고 앞으로도 팔레스타인 땅으로 남을 것”이라며 “우리는 가자지구 재점령을 지지하지 않으며, 이스라엘도 그렇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런 입장은 네타냐후 총리가 전날 에이비시(ABC) 방송 인터뷰에서 ‘무기한 군사적 점령’을 추구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한 것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나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전반적 안보 책임을 무기한 져야 할 것”이라며 “우리가 안보 책임을 지지 않으면 상상 불가능한 규모로 하마스의 테러가 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하마스를 제거하는 군사작전을 끝낸 뒤에도 저항 세력이 재조직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장기간 병력을 주둔시키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시비에스(CBS) 방송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다시 점령하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전쟁으로 이집트한테 빼앗은 가자지구에서 오슬로 평화협정(1993·1995년)에 따라 2005년에 철수했다. 이스라엘은 이 협정에서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를 영토로 하는 팔레스타인과 각각 독립된 나라로 공존한다는 ‘2국가 해법’에 합의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무기한 점령한다는 것은 이 합의를 위반하는 게 된다. 미국으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주장이다.

가자지구 재점령을 둘러싼 논란은 앞선 ‘인도주의적 전투 중단’을 둘러싼 불협화음에 이은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3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에 이어 6일 바이든 대통령까지 나서 설득했는데도 민간인 대피, 인질 석방, 구호품 전달을 위한 미국의 ‘인도주의적 전투 중단’ 요구에 대해 “인질들이 풀려나지 않으면 휴전은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이스라엘에 도착해 정보 교환, 인질 협상, ‘인도주의적 전투 중단’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경 일변도인 이스라엘과 그로 인해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린 미국이 마찰을 빚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6일 통화에서 3일간의 전투 중단을 제의했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반대했다고 익명의 양국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하마스를 접촉하는 카타르 정부가 애초 제안한 이 방안은 3일간 인질 10~15명을 돌려받고 240여명으로 추산되는 전체 인질 신원을 확인한다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진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를 믿을 수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이 ‘민간인 희생 최소화’를 외치는 한편 1만명 넘는 희생자가 나온 이스라엘의 공격을 여전히 지지하는 것을 두고 제어 의지가 박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링컨 장관이 3일 네타냐후 총리에게 미국이 받는 국내외적 비난을 완화하고 지상 작전 시간을 벌 수 있다는 논리로 ‘인도주의적 전투 중단’을 설득했다는 액시오스의 보도 내용 역시 이런 의구심을 부추기는 것이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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