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정상회담을 시작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5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9일 전화 브리핑에서 미-중 정상들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 회담을 한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 회담을 한 뒤 1년 만에 다시 만난다. 시 주석은 2017년 4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6년7개월 만에 미국을 방문하게 된다.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두 정상은 이스라엘-하마스 충돌, 우크라이나 전쟁, 대만해협, 남중국해, 인권,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인공지능(AI), 북한, 중국의 경제 관행 등 현안과 함께 “양국 관계의 전략적 방향과 소통 채널 유지”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중 관계 안정화”가 이번 회담의 주목적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경제 분야 등은 소통 채널이 회복됐지만 군사 분야는 그렇지 않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적극 제기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미-중의 치열한 경쟁이 충돌이나 대치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이런 소통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이번 회담에서 우발적 충돌 예방을 위한 군사 소통 채널 재개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또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이 이-팔 충돌에 끼어들지 않도록 중국이 역할을 해달라고 요구할 계획이며, 내년 대만 총통 선거에 개입하지 말라는 메시지도 전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핵,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에 대해서도 시 주석과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무기 공급 등 북-러 관계 강화와 북한의 계속적인 도발”도 논의 주제가 될 것이고, 미국은 북한과의 외교가 준비됐다는 점도 다시 밝힐 계획이라고 했다. 동시에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도 천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회담에서도 양국 갈등의 근본적 해소를 위한 획기적 합의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3시간가량의 미-중 정상회담도 소통 채널 재개와 충돌 방지 노력 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정도의 수준이었다. 이번 회담과 관련해서도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은 중국과 경쟁하면서 “국가 안보를 위해 계속 조처를 취하고, 동맹을 강화하고, 미국에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역할을 촉구하더라도 중국 쪽은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다시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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