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근처 ‘피롤리 에스테이트’에서 정원을 함께 걷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백악관이 지난주에 정상회담을 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20일 브리핑에서 ‘두 정상이 가까운 장래에 다시 만나기로 했냐’는 질문에 “그들은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며 “하지만 날짜를 정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정말 중요한 것은 전구급이나 그보다 더 낮은 수준에서도 군사적 소통이 시작된다는 것”이라며 “그것은 우리가 복원하려고 한 직접적 소통 채널이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 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1년 만에 만나 군사 소통 채널을 복원하고 양국 관계를 안정화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백악관은 두 정상이 국방장관, 합참의장, 태평양 전구 사령관, 함선 지휘관에 이르기까지 소통 채널을 복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양국 군사 소통 채널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완전히 단절된 상태였다.
미-중 정상들이 날짜는 정하지 않았지만 다시 만나기로 했다는 것은 정상들 간 소통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자신과 시 주석은 우려 사항이 생기면 “전화기를 들고 서로 연락하기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상들 간 교차 방문이라는 관례를 적용한다면 다음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을 답방 형식으로 방문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내년에 대선에 집중해야 할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양자 회담만을 위해 나서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편 커비 조정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은 독재자라는 평가를 유지해 중국이 반발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회담에서는 매우 좋은 성과들이 많이 나왔다”며 군사 소통 채널을 재개하고 안보 분야 인공지능(AI)에 대해 협의하기로 한 것을 예로 들었다. 또 “우리는 양국 관계를 더 책임 있게 관리하고, 협력이 가능한 분야를 찾고, 남중국해 같은 곳에서 부딪칠 우려가 없도록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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