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피노체트 전 대통령
25일(현지시각) 91번째 생일을 맞은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칠레 대통령이 처음으로 자신의 재임시절 있었던 인명피해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다고 〈에이피〉(AP)〉통신이 보도했다.
피노체트는 이날 부인 루시아 히리아르트가 대신 낭독한 성명에서 “나는 재임 기간에 발생한 모든 행위에 대해 ‘정치적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일으킨 유혈 쿠데타는 옹호했다.
그는 성명서에서 “내 생의 마지막에 가까이 다가선 오늘 나는 누구에게도 원한을 살 만한 일을 하지 않았고 내 조국을 무엇보다 사랑했다”며 “내가 했던 모든 일들은 칠레의 붕괴를 막으려는 것 외에는 다른 목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칠레대학의 정치학자인 리카르도 이스라엘 교수는 〈에이피〉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런 책임 시인은 권좌에 있을 때 했어야 했다”며 “그는 완전한 책임을 지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지금까지 조사 발표된 공식 보고서에서는 피노체트 체제에서 실종된 1000여명을 포함해 모두 3197명이 정치적인 이유로 살해됐고 수천명이 불법 감금된 채 고문을 당하고 강제 추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피노체트는 재임시절 발생한 고문, 살인, 납치 등 인권유린 사건의 배후조종 혐의로 가택연금에 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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