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의 첫 관문 아이오와주 코커스를 하루 앞둔 2일 민주당 대선후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코랄빌에서 연설한 뒤 관중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코랄빌/AP 연합
아이오와 코커스 현장 르포
유세 청중도 오바마 ‘젊은층’-힐러리 ‘여성층’ 대비
민주당에 더 관심…양당 선두권 오차범위 박빙승부 2008년 미국 대선의 첫 테이프를 끊는 코커스(당원대회)가 열린 3일 아이오와주는 영하의 강추위가 몰아쳤다. 그러나 막판까지 혼전이 거듭되면서 경선 열기와 변화를 기대하는 열망이 뜨거웠다. 아이오와주는 인구 300만명의 작은 주지만 대선에서 독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이곳 주민들은 특히 민주당 쪽에 더 관심이 많다. ‘변화’의 화두를 주도하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군중을 몰고다니는 발군의 스타였다. 코커스 전날인 2일 밤 10시 주도인 디모인 서쪽의 후버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오바마의 ‘변화를 지지하는 집회’에는 2천명이 넘는 지지자들이 몰려, 코커스 출정식을 방불케 하는 축제 마당을 연출했다. 집회 시작 1시간 전부터 체육관을 가득 메운 청중들은 ‘전진하라, 오바마’를 합창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차기 퍼스트레이디’로 소개받고 먼저 등단한 부인 미셸 오바마는 1년 전 남편의 출마를 말렸다는 얘기가 무색할 만큼, 이미 남편보다 더한 ‘변화의 전도사’로 변신했다. 그는 “내일은 우리가 역사를 바꿀 기회이자 우리들의 시간을 맞게 될 것”이라며, “근본적으로 다른 리더십을 보여줄 다음 대통령”이라고 오바마를 소개했다. 오바마는 청중들의 열렬한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30여분 동안 미국 정치의 변화와 희망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그는 “변화를 믿고 희망한다면 변화는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며 현상 유지에 도전하고 새로운 미국 역사를 쓰자고 강조했다. 자신이 얘기하는 변화는 ‘도박’도 아니며, 워싱턴 인사이더들과 제도의 지원을 받는 변화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워싱턴에 진정한 변화를 가져다줄 줄 진짜 주역이 누구냐고 물었고, 청중들은 오바마를 연호했다. 이보다 30여분 앞서 디모인강 건너편 동쪽의 역사사회박물관에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유세가 열렸다. 그는 “진정한 변화는 열심히 일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며 ‘경험있는 변화론’을 내세워 오바마를 공격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집회는 청중부터 달랐다. 오바마의 집회에는 젊은이들과, 나이 든 가난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300여명이 모인 힐러리의 집회에는 그의 남편과 어머니, 딸 등 가족들을 비롯해 친구인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웨슬리 클라크 전 북대서양조약기구 사령관 등이 출동해 힐러리의 뒷배경을 강조하는 인상을 풍겼다. 힐러리 쪽 청중들은 말쑥히 차려입은 나이든 여성층과 중산층이 많다는 점에서 변화를 희망하는 강도에서 차이가 엿보였다. 오바마의 유세장을 찾은 닉 림버드(그래픽 아티스트)와 매디슨 대누트(여대생)는 “변화에 대한 주장에 공감해 오바마를 지지하게 됐다”며 코커스에 꼭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림버드는 코커스 참가가 처음이고 대누트는 두번째다. 자신을 데니스 쿠치니치 의원의 지지자라고 밝힌 빌 존슨(78)은 “쿠치니치가 15% 지지를 못 넘길 것이므로 두번째 선택으로 오바마를 지지하기 위해 집회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공화당 주자들도 막판 표몰이에 나섰다.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는 공중파 방송 <엔비시>(NBC)의 제이 레노 쇼에 출연하기 위해 캘리포니아로 향했다. 그는 “직접 유세를 하는 것보다 방송 출연을 하는 게 더 많은 유권자를 만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선두를 다투는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베턴도프에서 기자들과 만나 “투표 전날 이뤄진 허커비의 캘리포니아행은 아이오와 사람들을 무시한 것”이라며 지역 민심을 자극했다. 그는 “내 관심은 아오이와 코커스”라며 “허커비의 관심은 로스앤젤레스 코커스인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이날 조그비 여론조사에서 오바마는 2%포인트를 다시 얻어, 힐러리와 28% 동률을 이뤘다.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의 지지율은 26%로, 초박빙의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공화당에선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28%,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26%로 선두권을 형성했다. 디모인/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민주당에 더 관심…양당 선두권 오차범위 박빙승부 2008년 미국 대선의 첫 테이프를 끊는 코커스(당원대회)가 열린 3일 아이오와주는 영하의 강추위가 몰아쳤다. 그러나 막판까지 혼전이 거듭되면서 경선 열기와 변화를 기대하는 열망이 뜨거웠다. 아이오와주는 인구 300만명의 작은 주지만 대선에서 독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이곳 주민들은 특히 민주당 쪽에 더 관심이 많다. ‘변화’의 화두를 주도하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군중을 몰고다니는 발군의 스타였다. 코커스 전날인 2일 밤 10시 주도인 디모인 서쪽의 후버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오바마의 ‘변화를 지지하는 집회’에는 2천명이 넘는 지지자들이 몰려, 코커스 출정식을 방불케 하는 축제 마당을 연출했다. 집회 시작 1시간 전부터 체육관을 가득 메운 청중들은 ‘전진하라, 오바마’를 합창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차기 퍼스트레이디’로 소개받고 먼저 등단한 부인 미셸 오바마는 1년 전 남편의 출마를 말렸다는 얘기가 무색할 만큼, 이미 남편보다 더한 ‘변화의 전도사’로 변신했다. 그는 “내일은 우리가 역사를 바꿀 기회이자 우리들의 시간을 맞게 될 것”이라며, “근본적으로 다른 리더십을 보여줄 다음 대통령”이라고 오바마를 소개했다. 오바마는 청중들의 열렬한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30여분 동안 미국 정치의 변화와 희망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그는 “변화를 믿고 희망한다면 변화는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며 현상 유지에 도전하고 새로운 미국 역사를 쓰자고 강조했다. 자신이 얘기하는 변화는 ‘도박’도 아니며, 워싱턴 인사이더들과 제도의 지원을 받는 변화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워싱턴에 진정한 변화를 가져다줄 줄 진짜 주역이 누구냐고 물었고, 청중들은 오바마를 연호했다. 이보다 30여분 앞서 디모인강 건너편 동쪽의 역사사회박물관에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유세가 열렸다. 그는 “진정한 변화는 열심히 일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며 ‘경험있는 변화론’을 내세워 오바마를 공격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집회는 청중부터 달랐다. 오바마의 집회에는 젊은이들과, 나이 든 가난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300여명이 모인 힐러리의 집회에는 그의 남편과 어머니, 딸 등 가족들을 비롯해 친구인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웨슬리 클라크 전 북대서양조약기구 사령관 등이 출동해 힐러리의 뒷배경을 강조하는 인상을 풍겼다. 힐러리 쪽 청중들은 말쑥히 차려입은 나이든 여성층과 중산층이 많다는 점에서 변화를 희망하는 강도에서 차이가 엿보였다. 오바마의 유세장을 찾은 닉 림버드(그래픽 아티스트)와 매디슨 대누트(여대생)는 “변화에 대한 주장에 공감해 오바마를 지지하게 됐다”며 코커스에 꼭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림버드는 코커스 참가가 처음이고 대누트는 두번째다. 자신을 데니스 쿠치니치 의원의 지지자라고 밝힌 빌 존슨(78)은 “쿠치니치가 15% 지지를 못 넘길 것이므로 두번째 선택으로 오바마를 지지하기 위해 집회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공화당 주자들도 막판 표몰이에 나섰다.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는 공중파 방송 <엔비시>(NBC)의 제이 레노 쇼에 출연하기 위해 캘리포니아로 향했다. 그는 “직접 유세를 하는 것보다 방송 출연을 하는 게 더 많은 유권자를 만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선두를 다투는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베턴도프에서 기자들과 만나 “투표 전날 이뤄진 허커비의 캘리포니아행은 아이오와 사람들을 무시한 것”이라며 지역 민심을 자극했다. 그는 “내 관심은 아오이와 코커스”라며 “허커비의 관심은 로스앤젤레스 코커스인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이날 조그비 여론조사에서 오바마는 2%포인트를 다시 얻어, 힐러리와 28% 동률을 이뤘다.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의 지지율은 26%로, 초박빙의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공화당에선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28%,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26%로 선두권을 형성했다. 디모인/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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