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국경제연구소(KEI)가 주최한 ‘한미동맹관계의 미래-새 행정부의 정책’ 세미나에 참석해 토론하고 있는 프랭크 자누지(왼쪽) 한반도정책팀장과 마이클 그린(오른쪽)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국장. 가운데는 사회를 보는 잭 프리처드 소장.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자누지-그린, 한반도 정책 토론회
북한과 대화방식 등 입장차 뚜렷
북한과 대화방식 등 입장차 뚜렷
2008 미국 대선 D-4
미국 대통령선거를 코앞에 두고 버락 오바마 민주당,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 진영의 한반도 정책 자문그룹의 대표들이 차기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을 놓고 열띤 대리 공방전을 치렀다. 오바마 진영의 프랭크 자누지 한반도정책팀장과 매케인 진영의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국장은 29일 한국경제연구소(KEI)가 주최한 ‘한미동맹관계의 미래-새 행정부의 정책’ 세미나에 참석해 각 진영의 대한반도 정책을 밝혔다. 두 대리인은 한-미동맹 강화 등 한-미관계의 중시 입장에 큰 차이가 없었으나, 북핵,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북한과 정상회담 등 대화방식을 놓고는 뚜렷한 차이를 드러냈다.
자누지 팀장은 조지 부시 행정부의 실패한 대북정책을 들며, 북한과 협상을 통한 해결을 강조했다. 그는 또 현 단계에서 완전한 핵검증을 강조하며 관계자 인터뷰, 서류검증뿐만 아니라 샘플링, 현장조사 등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약속 이행을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그린 전 국장은 북핵 문제를 비롯해 미사일, 재래식 무기, 인권문제 등에서 외교의 중요성을 매케인 후보도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포용정책은 모든 전략의 일환이어야 하고, 6자 회담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며 협상과 압박의 병행을 주장했다.
그린 전 국장은 오바마 후보가 제기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 대해 “대통령을 협상가로 만드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고 실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자누지 팀장은 “한국·일본의 북한과 정상회담이 북한 체제의 합법성을 보장한 것은 아니었다”며 “회담의 전제조건을 고집해 대화의 기회조차 잃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대해, 자누지 팀장은 “오바마 후보는 미국산 제품들의 효과적 한국 시장 접근이 보장되지 않는 데 대해 지지하지 않는다”며 협정 비준을 위해선 자동차 조항 등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시사했다. 그린 전 국장은 “매케인 후보는 (대선에서 중요한) 미시간주와 같은 주의 희생을 치르면서도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지지한 반면, 오바마 후보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의 경선에서 노동자표를 얻기 위해 반대라는 정치적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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