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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1월말 MD 예산안, 오바마외교 ‘가늠자’로

등록 2008-11-17 19:26수정 2008-11-17 23:02

MD=미사일 방어체제
취임 2주안 의회 통보…새정부 입장은 유보적
재정적자-군산복합체-유럽 둘러싼 ‘삼각갈등’

미사일 방어체제(MD)가 오바마 시대 외교·국방의 방향과 군산복합체(군부와 방산기업들의 결합체)의 운명을 가늠할 첫 시험대로 등장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이 60일 넘게 남았지만, 미국 국방부와 네오콘, 러시아, 폴란드 등 미사일 방어체제를 둘러싼 이해당사자들의 십자포화가 벌써부터 오바마에게 집중되고 있다.

오바마는 내년 1월20일 취임 뒤 2주일 안에 엠디와 최신형 전투기 구입 예산이 포함된 2010~2015 회계연도 정부지출과 세금 계획을 새 의회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미국이 사상 최악의 경제위기와 천문학적 재정적자의 늪에 빠진 상황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한 해 100억달러 이상이 투입되면서도 실효성은 입증되지 않은 미사일 방어체제를 포기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바마는 선거운동 동안 엠디에 대해 모호한 자세를 취했다. “이란과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 때문에 엠디가 필요하다”면서도 “엠디가 기술적으로 유효하다는 점이 증명되면 배치를 지지할 것”이라며 엠디의 기술적 유효성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오바마의 외교고문인 샘 넌 전 상원의원은 부시 행정부가 동유럽 엠디 배치를 강행해 러시아와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판해온 대표적 인물이다.

첫 신호탄은 러시아에서 나왔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오바마 당선 다음날인 지난 5일 “미국이 동유럽 엠디 배치를 강행한다면 폴란드 근처 칼리닌그라드에 미사일을 배치하겠다”며 선제공격에 나섰다. 부시 행정부는 2012년까지 폴란드에 10기의 요격미사일, 체코에 미사일 추적 레이더를 배치하기로 협정을 맺었고, 러시아는 이에 강하게 반발해 왔다. 지난 7일 오바마 당선자와 통화한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은 오바마가 엠디를 유지할 것이라고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다음날 오바마의 정권인수위원회는 “오바마 당선자는 엠디 유지 뜻을 밝히지 않았다”며 반론을 제기했다.

엠디 계획이 뒤집힐 것을 우려한 군부와 매파의 반격도 거세졌다.


엠디 책임자인 헨리 오버링 국방부 미사일방어청장은 12일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유럽에 엠디를 확장하는 계획을 포기한다면 미국의 국익이 심각하게 손상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이 행정부(부시 행정부)에 속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엠디 프로그램에 대해 시대에 뒤처진 생각들을 갖고 있는 것 같다”는 강경발언을 했다.

네오콘의 대표인 존 볼턴 전 국무부 차관은 13일 <월스트리트 저널> 기고와 14일 <폭스>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탄도탄요격미사일(ABM) 제한협정에서 탈퇴한 것은 부시 행정부의 가장 중요한 성과이며, 불량국가들의 위협에 대한 방어수단을 마련할 수 있게 했다”며 “오바마가 엠디 기술의 유효함이 증명된 뒤 엠디를 배치하겠다는 것은 배치하지 않겠다는 구실일 뿐이며, 폴란드 대통령과의 대화 뒤 보인 반응은 나약함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부시 행정부는 미사일 요격 실험과 요격미사일 배치를 통해 냉전 이후 위기에 빠진 록히드마틴 등 방산기업들에 한 해 100억달러 이상의 이윤을 보장해 주었다. 경제위기 해결과 변화의 메시지를 들고 나온 오바마 행정부와 미국 군산복합체 사이에 엠디의 미래를 둘러싼 ‘결전’이 예고되고 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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