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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팀, 현실주의·‘이란과 대화’ 강조할듯
경제팀 일부는 규제강화에 회의적 태도
경제팀 일부는 규제강화에 회의적 태도
외교·안보엔 스코크로프트 사단, 경제엔 루빈 사단을 주목하라.
미국 ‘현실주의 외교’의 거물인 브렌트 스코크로프트(83)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로버트 루빈 전 씨티그룹 회장의 ‘제자’들이 오바마 행정부의 ‘주요 배역’을 맡게 되면서, 이들의 영향력이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기대와 우려도 교차한다.
■ 스코크로프트 사단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는 최근 몇 달 동안 스코크로프트와 자주 통화하면서, 외교·안보 문제에 대한 자문을 구하고 있다고 24일 <월스트리트 저널> 등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오바마가 발탁한 스코크로프트 사단의 일원으로는 국방장관 유임이 확실시되는 로버트 게이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안보보좌관으로 유력한 제임스 존스 전 나토 사령관, 역시 국가안보회의의 고위직을 맡을 것이 유력한 리처드 하스 외교관계협회(CFR) 회장 등이 꼽힌다.
공군 장성 출신으로 포드 행정부와 아버지 부시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맡았던 스코크로프트는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헨리 키신저와 함께 미국 외교계의 3대 거물이다. 애초 조지 부시 행정부 초기에 자문을 맡았지만, 이라크전을 맹렬하게 비판하면서 부시와 결별했다. 이라크 침공 과정에서 공개적으로 “대테러 전쟁을 심각한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지적했고, 부시는 그를 외교정보자문기구 의장에서 해임해버렸다.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현실주의적 보수주의자인 그는 네오콘이 주도하는 이라크 침공과 점령, 중동 민주화 등 도덕주의 외교의 허구를 강하게 비판해왔다.
스코크로프트는 최근 인터뷰에서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자신의 가장 중요한 조언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을 다시 적극 추진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과 대화 외교를 제대로, 진지하게 추진해야 한다”며 이란과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서겠다는 오바마의 정책도 지지한다.
그러나 진보 진영에선 오바마가 스코크로프트 사단 등 보수주의자들을 중용하고, 진보파들을 배제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3일 전했다.
■ 루빈 사단 클린턴 행정부의 재무장관이자 씨티그룹의 회장과 선임자문을 지낸 로버트 루빈의 인맥들이 오바마 경제팀의 요직들을 차지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내정자와 로런스 서머스 백악관 경제위원회 의장 내정자, 피터 오스작 백악관 예산국장 내정자 등 루빈 사단의 일원들은 모두 실무에 강한 실력파다.
1990년대 호황을 이끈 ‘루비노믹스’의 핵심은 균형예산, 자유무역 강화, 금융규제 철폐다. 그러나 이런 공식이 맞지 않는 현재의 위기 상황에서 루빈 사단이 얼마나 달라진 정책을 내놓을지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규제철폐 대신 규제강화, 균형예산 대신 최대 7천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아야 할 상황이다. 루빈은 씨티그룹의 위기를 초래한 장본인이란 비난도 받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가이트너 재무장관 내정자가 월가 투자은행 출신이 아니고, 금융시스템 감시와 규제 강화를 지지해왔다는 점에서 점수가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서머스 경제위원회 의장 내정자는 최근 경기부양책을 지지하며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규제 강화에 대해 회의적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1990년대 호황을 이끈 ‘루비노믹스’의 핵심은 균형예산, 자유무역 강화, 금융규제 철폐다. 그러나 이런 공식이 맞지 않는 현재의 위기 상황에서 루빈 사단이 얼마나 달라진 정책을 내놓을지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규제철폐 대신 규제강화, 균형예산 대신 최대 7천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아야 할 상황이다. 루빈은 씨티그룹의 위기를 초래한 장본인이란 비난도 받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가이트너 재무장관 내정자가 월가 투자은행 출신이 아니고, 금융시스템 감시와 규제 강화를 지지해왔다는 점에서 점수가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서머스 경제위원회 의장 내정자는 최근 경기부양책을 지지하며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규제 강화에 대해 회의적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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