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 발간…“물고문 승인 정당하다” 주장
“이라크 WMD 못찾아 내가 가장 충격받았다”
“이라크 WMD 못찾아 내가 가장 충격받았다”
이라크에 대량파괴무기(WMD)가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을 때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64)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지난 8년(2000~2008)의 재임 기간 동안 벌어진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관타나모 기지 고문, 월스트리트발 금융위기 등 주요 사건에 대한 부시 전 대통령의 심경을 읽을 수 있는 회고록 <결단의 순간들>(Decision Points·사진)이 9일 판매에 돌입했다.
미국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부시 전 대통령이 497쪽 분량의 회고록에서 ‘전쟁을 시작한 뒤 이라크에서 대량파괴무기를 찾지 못했을 때 나보다 더 충격을 받고 화가 났던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며 ‘그 생각을 하면 지금도 소름이 끼친다’고 적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그는 “우리가 대량파괴무기가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침공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부시가 거짓말을 해서 사람들이 죽었다’는 세인들의 비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중동 한가운데서 대량파괴무기를 손에 넣으려 하고, 테러를 지원하는 독재자가 사라졌기 때문에 미국은 예전보다 더 안전한 나라가 됐다”고 주장했다. 영국 <가디언>은 이에 대해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 부시 전 대통령이 인정하지 않는 유일한 실수는 침공 그 자체”라고 지적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또 9·11 테러 용의자 3명에 대한 물고문을 승인한 자신의 결정을 정당화했다. 그는 “3명이 물고문을 당했지만 그 결정이 영국 히스로공항에 대한 테러 공격을 차단하는 등 많은 사람의 생명을 살렸다고 믿는다”며 “이는 역사가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번 회고록의 홍보를 위해 오프라 윈프리쇼 등 여러 인터뷰 프로그램에 겹치기 출연 중이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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