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결정 빠르게 내려…미, 자신의 잘못 돌아봐야”
미·소간의 냉전이 끝난 뒤 자유민주주의의 승리를 뜻하는 ‘역사의 종언’을 선언했던 프랜시스 후쿠야마 존스홉킨스대 교수가 “지금의 미국 모델로는 중국을 가르칠 게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18일치 <파이낸셜타임스>에 실은 기고에서 “정보기술 거품이 꺼지기 전인 10년 전만 해도 미국식 민주주의와 ‘앵글로-색슨 자본주의’는 전세계적 대세였지만 지금 그런 흐름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반면 중국은 지난 금융위기 때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으며 중국 시스템이 우월한 게 아니냐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흔히 중국이 러시아·싱가포르 등과 함께 ‘전체주의적인 자본주의’라 불리지만 중국 모델의 특징은 “거대한 규모의 복잡한 결정을 매우 빠르게 내리고,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것”이라며 러시아보다 유능하고 인도보다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그와 동시에 중국 정부는 “중산층의 여론에 민감하고, 부패하고 무능한 관리들을 엄격히 처벌해 빈부격차로 인한 사회 불안을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후쿠야마 교수는 “미국은 중국을 탓하기 앞서 자신의 실수와 잘못을 돌아보고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미국의 대외정책은 너무 군사적이고 일방적이었으며, 레이거니즘은 초기엔 성공적이었을지 모르지만 재정 적자, 사려깊지 않은 감세, 불충분한 금융규제 등의 문제를 불러왔다”며 “미국 모델에는 중국에는 없는 정통성이 있지만 지금처럼 분열돼 재정 적자 같은 장기적인 문제를 효과적으로 다루지 못한다면 미국의 민주주의는 앞으로 중국에 가르칠 게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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