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업계의 뜨거운 슈퍼볼 광고전쟁
1초당 1억원짜리 광고
9개 업체서 내보내기로
금융위기땐 5~6곳 그쳐
광고액 작년 2배 이를듯
9개 업체서 내보내기로
금융위기땐 5~6곳 그쳐
광고액 작년 2배 이를듯
“우리는 (소비자들에게 해야할) 정말 중요한 얘기가 있고, 그 얘기를 펼쳐 놓을 큰 무대가 필요합니다.”
독일의 자동차업체 폴크스바겐은 다음달 6일 미국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리는 45회 미국 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슈퍼볼 중계 때 최소 2개의 30초짜리 광고를 내보낼 예정이다. 올해 <폭스티브이>가 맡는 슈퍼볼 중계의 30초짜리 광고 한편의 단가는 280~300만달러(약 32~33억원)선으로 정해졌다. 1초당 광고료가 1억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그러나 폴크스바겐 미국지사 마케팅 부사장 팀 엘리스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폴크스바겐은 올 가을 주력 모델인 뉴비틀과 파사트의 새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슈퍼볼 무대를 통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하겠다는 것이다. 폴크스바겐은 이를 통해 2018년까지 미국시장의 매출을 이전보다 3배 늘어난 80만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엘리스 부사장은 25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슈퍼볼은 세계 1억명이 시청하는 큰 행사로 다른 미디어 플랫폼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우리같이 큰 회사가 중요한 발표를 하기에 안성맞춤인 자리”라고 말했다.
세계 1억명이 시청하는 슈퍼볼은 박진감 있는 경기로도 유명하지만, 그해 세계 경제와 산업의 흐름을 보여주는 중요한 풍향계 역할을 하기도 한다. 올해 슈퍼볼 광고의 ‘화두’는 오랜 잠에서 기지개를 켜고 있는 자동차 산업의 부활이다. <로이터> 통신은 “전체적으로 자동차 업계의 슈퍼볼 광고 집행액은 지난해보다 2배 정도 될 것”이라며 “이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개선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008년과 2010년에 슈퍼볼에 광고를 집행한 자동차 업체는 5~6곳에 불과했지만, 올해 그 수는 9개로 늘었다.
그 상징은 3년 만에 슈퍼볼에 복귀한 미국 자동차 업계의 거인 제너럴모터스(GM)다. 자동차 업계의 불황을 가장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었던 곳은 광고 시장으로, 지엠은 지난 두해 동안 비용 감축을 위해 슈퍼볼 광고를 집행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무려 5개의 광고를 쏟아낸다. 지엠의 글로벌마케팅 최고 책임자 조엘 에와닉은 “우리는 올해는 굉장히 공세적으로 새해를 개척해 나갈 것”이라며 “슈퍼볼은 이를 위한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그 밖에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는 창립 125주년을 기념해 첫 슈퍼볼 광고에 나서고, 지난해 슈퍼볼에 광고를 집행한 유일한 미국 자동차 회사였던 크라이슬러도 광고를 집행한다. 2008년부터 슈퍼볼에 꾸준히 등장하고 있는 현대도 엘란트라(아반떼)와 소나타용 30초짜리 광고 3개를 예약했고, 기아는 옵티마(K5)를 위한 60초짜리 긴 광고를 튼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슈퍼볼 30초 광고 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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