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상·하원 선거
‘성폭행 임신도 신의 뜻’ 발언 머독
‘당파 초월’ 앞세운 도널리에 밀려
민주당, 악조건속 2석 늘려 ‘53석’
공화, 유력주자 경선 낙마로 힘못써 하원은 공화당이 230석 넘어 압승
메이지 히로노, 동양여성 첫 상원의원
볼드윈, 레즈비언 밝힌 첫 하원의원 6일(현지시각) 밤 승리를 확신한 조 도널리 미국 상원 후보는 인디애나의 주도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승리를 선언했다. <뉴욕 타임스>는 도널리 당선자가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뒤 “여러분의 선택은 보통의 상식을 가진 인디애나 사람이 워싱턴 디시(DC)로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쪽 당파에 서는 대신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족들을 대변하는 상원의원이 되겠다”고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언론들은 도널리의 이 짧은 연설 속에 민주당이 상원에서 승리를 거둔 비결이 숨어 있다고 분석했다. 상원 선거 결과 민주당은 애초 51석에서 2석이 늘어난 53석, 공화당은 2석이 줄어든 45석을 차지했고 무소속은 2석을 유지했다. 그러나 무소속 의원 2명이 민주당 성향으로 분류돼, 언론들은 상원의 바뀐 의석 분포를 간단히 55 대 45로 보도했다. 민주당이 다수당의 지위를 유지했을 뿐 아니라 의석 차도 벌린 것이다. <뉴욕 타임스>는 도널리가 온건하고 중도적인 정치인으로 스스로를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한 점을 승리의 요인으로 꼽았다. 그의 상대는 “성폭행으로 인한 임신도 신의 계획에 의한 것”이라는 말로 구설에 오른 공화당의 리처드 머독 후보였다. 인디애나에서 3선 하원의원을 지낸 도널리는 선거운동 기간에 “한 당파의 이해를 대변하기보다 전체 미국인을 생각하겠다”는 말로 보수 성향의 인디애나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는 데 성공했다. 인디애나에서 민주당이 공화당의 상원 의석을 빼앗아 온 것은 14년 만이다. 올 8월까지만 해도 민주당이 상원에서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전체 의석이 100석(임기 6년)인 미국 상원은 2년마다 전체 의원의 3분의 1을 선출한다. 그러나 이번에 선거가 치러지는 33개 주 가운데 민주당이 방어해야 하는 주가 23개(민주당 성향 무소속 2석 포함)인데다, 경기 침체 탓에 오바마 정부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망이 커 민주당이 공화당에 과반수를 내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그런데도 민주당이 상원 선거에서 선전한 것은 공화당의 보수화가 스스로의 발목을 잡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허핑턴 포스트>는 “상원에서 과반수를 차지하기 위해 공화당은 순수하게 4석을 더 빼앗아야 했지만, 당선 가능성이 높은 온건한 후보들을 경선에서 탈락시켜 패배를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예가 머독 후보와 미주리주의 토드 에이킨 후보 등 ‘티파티’나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의 지지를 받는 극보수 후보들이었다. 반면 민주당은 “이 나라에는 자력으로만 부자가 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말로 유명해진 엘리자베스 워런 소비자금융보호국 특보(매사추세츠) 등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워 승리했다. 이렇게 대선에서는 롬니 후보를 선택했지만, 주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를 선택한 주가 노스다코타, 몬태나, 미주리, 인디애나, 웨스트버지니아 등 다섯 주나 됐다. 그밖에 태미 볼드윈 후보(위스콘신·민주당)는 스스로 레즈비언임을 밝힌 뒤 당선된 최초의 상원의원이 됐고, 메이지 히로노 후보(하와이·민주당)는 동양 여성으로는 최초로 미국 상원의원이 되는 기쁨을 누렸다. 그러나 2년마다 435석에 이르는 전체 의원을 새로 뽑는 하원에서는 공화당이 232석 이상(과반수 218석)을 확보해 191석 이상 획득에 그친 민주당을 꺾고 다수당의 지위를 유지했다. 공화당은 2010년 중간선거에서 ‘티파티 돌풍’을 등에 업고 민주당을 242석 대 193석으로 압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1개 주에서 치러진 주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5곳, 공화당이 4곳에서 당선자를 냈다. 나머지 2곳은 7일 오전 7시 현재 경합중이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특검, 경호처 ′자료조작 정황′ 포착
■ 패배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롬니…CNN발표 100분뒤에야 인정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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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지 히로노, 동양여성 첫 상원의원
볼드윈, 레즈비언 밝힌 첫 하원의원 6일(현지시각) 밤 승리를 확신한 조 도널리 미국 상원 후보는 인디애나의 주도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승리를 선언했다. <뉴욕 타임스>는 도널리 당선자가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뒤 “여러분의 선택은 보통의 상식을 가진 인디애나 사람이 워싱턴 디시(DC)로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쪽 당파에 서는 대신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족들을 대변하는 상원의원이 되겠다”고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언론들은 도널리의 이 짧은 연설 속에 민주당이 상원에서 승리를 거둔 비결이 숨어 있다고 분석했다. 상원 선거 결과 민주당은 애초 51석에서 2석이 늘어난 53석, 공화당은 2석이 줄어든 45석을 차지했고 무소속은 2석을 유지했다. 그러나 무소속 의원 2명이 민주당 성향으로 분류돼, 언론들은 상원의 바뀐 의석 분포를 간단히 55 대 45로 보도했다. 민주당이 다수당의 지위를 유지했을 뿐 아니라 의석 차도 벌린 것이다. <뉴욕 타임스>는 도널리가 온건하고 중도적인 정치인으로 스스로를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한 점을 승리의 요인으로 꼽았다. 그의 상대는 “성폭행으로 인한 임신도 신의 계획에 의한 것”이라는 말로 구설에 오른 공화당의 리처드 머독 후보였다. 인디애나에서 3선 하원의원을 지낸 도널리는 선거운동 기간에 “한 당파의 이해를 대변하기보다 전체 미국인을 생각하겠다”는 말로 보수 성향의 인디애나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는 데 성공했다. 인디애나에서 민주당이 공화당의 상원 의석을 빼앗아 온 것은 14년 만이다. 올 8월까지만 해도 민주당이 상원에서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전체 의석이 100석(임기 6년)인 미국 상원은 2년마다 전체 의원의 3분의 1을 선출한다. 그러나 이번에 선거가 치러지는 33개 주 가운데 민주당이 방어해야 하는 주가 23개(민주당 성향 무소속 2석 포함)인데다, 경기 침체 탓에 오바마 정부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망이 커 민주당이 공화당에 과반수를 내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그런데도 민주당이 상원 선거에서 선전한 것은 공화당의 보수화가 스스로의 발목을 잡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허핑턴 포스트>는 “상원에서 과반수를 차지하기 위해 공화당은 순수하게 4석을 더 빼앗아야 했지만, 당선 가능성이 높은 온건한 후보들을 경선에서 탈락시켜 패배를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예가 머독 후보와 미주리주의 토드 에이킨 후보 등 ‘티파티’나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의 지지를 받는 극보수 후보들이었다. 반면 민주당은 “이 나라에는 자력으로만 부자가 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말로 유명해진 엘리자베스 워런 소비자금융보호국 특보(매사추세츠) 등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워 승리했다. 이렇게 대선에서는 롬니 후보를 선택했지만, 주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를 선택한 주가 노스다코타, 몬태나, 미주리, 인디애나, 웨스트버지니아 등 다섯 주나 됐다. 그밖에 태미 볼드윈 후보(위스콘신·민주당)는 스스로 레즈비언임을 밝힌 뒤 당선된 최초의 상원의원이 됐고, 메이지 히로노 후보(하와이·민주당)는 동양 여성으로는 최초로 미국 상원의원이 되는 기쁨을 누렸다. 그러나 2년마다 435석에 이르는 전체 의원을 새로 뽑는 하원에서는 공화당이 232석 이상(과반수 218석)을 확보해 191석 이상 획득에 그친 민주당을 꺾고 다수당의 지위를 유지했다. 공화당은 2010년 중간선거에서 ‘티파티 돌풍’을 등에 업고 민주당을 242석 대 193석으로 압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1개 주에서 치러진 주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5곳, 공화당이 4곳에서 당선자를 냈다. 나머지 2곳은 7일 오전 7시 현재 경합중이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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