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60) · 폴라 브로드웰(40)
퍼트레이어스 CIA 국장, 전기작가와 ‘부적절한 관계’ 시인하고 사임
37년에 걸친 성공적인 군 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9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수장으로 취임했던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60)가 ‘혼외정사’를 저지른 사실이 확인돼 9일 전격 사임했다. 상대는 지난해 1월 그의 군 경력을 조명한 전기 <올 인: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장군의 교육>을 펴냈던 폴라 브로드웰(40)로 확인됐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퍼트레이어스는 사임에 앞서 중앙정보국 직원들에게 전자우편을 보내 “결혼생활 37년 만에 불륜이라는 잘못된 판단을 했다. 이런 행동은 남자로서도 중앙정보국장으로서도 용서받지 못할 일”이라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 소식을 8일 전해 들었고, 사임 의사를 전하는 그를 잠시 만류했으나 9일 사표 수리를 결정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전했다. 퍼트레이어스는 미국이 진행중이던 두 개의 전쟁인 이라크(2007년 2월~2008년 2월)와 아프가니스탄(2010년 7월~2011년 7월) 양쪽 모두의 사령관을 지낸 현대 미국 군인의 상징 같던 인물이다. 미국 상원은 지난해 7월 그가 중앙정보국장으로 지명되자 만장일치로 그의 임명을 반겼다.
이 사건을 조사했던 익명의 연방수사국(FBI) 관계자는 몇 달 전 브로드웰이 다른 여성에게 퍼트레이어스와 지나치게 가까이 지내지 말라는 ‘협박성’ 이메일을 보냈고 이 여성이 신변보호를 의뢰한 것이 불륜관계가 드러난 계기였다고 밝혔다. 브로드웰의 이메일을 조사한 결과 그가 (민간인이 알아서는 안 되는) 기밀 자료들을 갖고 있으며 퍼트레이어스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신고한 여성은 퍼트레이어스의 애정 또는 신임을 놓고 브로드웰과 경쟁 관계에 있던 여성”이라며 “퍼트레이어스에게 기밀취급규정 위반과 관련된 혐의를 묻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퍼트레이어스 국장은 육군사관학교 생도 시절 교장이었던 윌리엄 놀턴 장군의 딸 홀리와 결혼해 1남 1녀를 두고 있고, 브로드웰은 미 육사 출신의 마취과 의사와 결혼해 아이들이 있다. 둘은 2006년 처음 만나 2010년 브로드웰이 아프간전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관계가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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