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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국 민주당과 새정치는 만년 소수당 되나

등록 2014-11-07 20:11수정 2014-11-10 09:16

[토요판] 다음주의 질문
올해 초 미국 공화당의 상원의원 공천 후보자들이 당 본부의 교육에 참석하려고 워싱턴 레이건공항에 도착했다. 보도진이 모여들었다. 보도진의 낙태와 성폭행에 대한 공격적 질문은 후보자들을 놀라게 했다. 보도진은 사실 공화당의 위장요원들이었다. 당 본부가 후보자들에게 그 문제들의 심각성을 깨우쳐주려고 공작을 벌인 것이다.

지난 4일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다수당으로 복귀한 공화당이 장기 다수당의 지위를 굳히는 것 같다. 1930년대 이후 60년이 넘게 소수당이던 공화당이 1990년대 중반 이후 의회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현상은 여러 요인이 있다. 공화당의 지지층이 보수적 백인 중심으로 완전히 바뀌었고, 이들이 본래 민주당 지지층보다도 투표율이 높기는 하다. 하지만 민주당의 고전은 바로 이런 현상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된 것이라 할 수도 있다.

공화당 지지층들이 투표율이 높은 것은 공화당 진영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조지 부시 행정부의 선거를 지휘한 칼 로브는 당시 우파 운동이 만들어낸 인물이다. 로브는 유권자들의 소비패턴까지 조사해서, 공화당 지지층들을 식별해서 맞춤형 선거운동을 펼쳤다. ‘매트릭스’라고 불린 이 유권자 데이터 분석은 쿠어스맥주를 마시고, <폭스뉴스>를 보고, 스포츠유틸리티 차량 등 대형 차량을 타는 이들은 공화당 성향, 요가학원을 다니거나 볼보 승용차를 타고 <마더 앤 존스> 잡지를 보면 민주당 성향으로 구별해내기도 했다. 이렇게 구분한 유권자들을 상대로 디엠 등을 보내는 등 맞춤형 메시지를 전하며 지지층들을 견인해냈다.

공화당은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전쟁과 금융위기 책임으로 2006년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모두에서 다수당 지위를 잃었다. 하지만 2010년 버락 오바마 민주당 행정부의 첫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탈환했다. 부시 행정부가 야기한 이라크전쟁과 금융위기가 여전히 진행중인데도 공화당이 그 책임을 오히려 오바마 행정부에 돌리고, 선거에 이긴 것이다. 이는 지지층들을 결집해내는 공화당 쪽의 선거전략을 빼놓고는 설명이 안 된다.

이번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가장 역점을 뒀던 사안은 경쟁력 있는 후보 발굴이었다. 2006년 선거 이후 공화당의 지지 기반을 좁힌 극단적 보수세력인 티파티 진영 후보나 부적합 후보들을 탈락시키는 데 역점을 뒀다.

반면 민주당은 중간선거 때보다 높은 대선 때의 투표율에만 기대는 천수답 정당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의 인구변화가 민주당에 불리한 것도 아니다. 백인의 비율이 줄어들고, 소수민족과 대도시 인구 비율이 느는데도 민주당은 갈수록 지지층 결집도에서 밀리고 있다. 특히 공화당의 텃밭이 된 남부에서 민주당에 유리한 인구변화가 나타나는데도 그렇다. 정보통신 붐 이후 미국 남부의 애틀랜타 등지가 대도시화되면서, 민주당 성향의 인구가 대거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정의길 국제부 선임기자
정의길 국제부 선임기자
한국의 새정치민주연합이 2012년 총선 이후 전국선거에서 연패한 것을 두고 정치지형이 불리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새누리당 고정 지지층이 상대적으로 많은데다, 투표율도 높다는 것이다. 원래부터 그런지 우리는 한번 따져봐야 한다. 최근 박근혜 정부가 기초연금과 누리과정 등 복지공약 축소와 파기, 전시작전권 연기 등으로 주요 공약들을 파기하는데도 야당은 지켜보고만 있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보육료 지원 공약 파기를 야당이 주도했던 무상급식 때문이라고 역공을 펼치는 상황이다. 왜 지지층이 결집 안 되는지, 왜 선거에서 지는지 해답은 이미 나와 있다.

정의길 국제부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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