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외교에 무지·무관심”
체니·럼스펠드에 휘둘려 ‘수렁’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의 비서실장을 지낸 래리 윌커슨 대령이 “조지 부시 대통령은 외교를 잘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많지 않다”며 “그 대신에 딕 체니 부통령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일당이 외교정책 결정을 가로채버렸다”고 맹비난했다고 20일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윌커슨 대령은 전날 워싱턴의 ‘새로운 미국재단’ 강연에서 “(부시 대통령의 1기 행정부 기간인) 4년여 동안 내가 (행정부 안에서) 본 것은 체니와 럼스펠드 파벌 뿐”이라며 “이들이 1947년 이래 이어져온 외교정책 조직을 완전히 전복시켜 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체니-럼스펠드 때문에)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가 수렁에 빠졌고 이라크에서 재앙이 초래됐다. 최고위급 관리들이 포로 학대를 묵인했고 미군을 나쁜 상황에 빠뜨렸다”며 “그 대가를 우리가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파월의 후임인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 대해서도 “너무 약하다”면서 “라이스는 부시와의 친분을 돈독하게 하려고 (외교정책 결정에서) ‘정직한 조정자’의 역할을 버렸다”고 비난했다. 31년간 해병대에 몸을 담은 윌커슨은 파월 전 장관과 16년이나 함께 일을 해 파월의 오른팔로 불린다. <워싱턴포스트>는 “윌커슨은 파월이 생각은 있지만 표현하지 않는 부분을 대신 말한다는 평을 종종 듣는다”고 평했다. 그는 파월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충성스런 군인”이라고 칭찬하면서 “나는 그 점을 존경한다. 하지만 충성은 행정부가 아니라 국가를 향한 게 되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부시, 외교에 무지·무관심”
베트남 교훈 무시 땐 실패 반복 리처드 닉슨 전 미 대통령 시절 마지막 국방장관으로 미군의 베트남 철수를 주도했던 멜빈 레어드(83)는 이라크가 제2의 베트남이 되는 걸 막으려면 단계적으로 미군을 철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30년간 공개적 발언을 피해오던 레어드는 외교전문 잡지 <포린어페어스> 11·12월호에 기고한 ‘이라크-베트남의 교훈을 배우자’라는 글에서 “이라크는 ‘또다른 베트남’은 아니다. 그러나 베트남의 진정한 교훈을 무시한다면 그렇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다수 미국민들은 분명한 ‘철수전략’을 원하고 있고 이라크에 기한 없는 군사 주둔을 참지 못한다”라며 ‘이라크군 한명을 훈련시키면 미군 한명을 빼내는 식으로’ 단계적인 부분 철군을 시작해야 한다고 조지 부시 행정부에 촉구했다.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치안이 완전 회복될 때까지 미군 철수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베트남전 교훈으로 “남베트남인들이 북베트남 공산주의자들과의 싸움에서 더 큰 역할을 하도록 하는 데 실패한 점”을 지적하며 “이라크에선 자위 책임이 이라크 국민들에게 있음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레어드는 “미군 주둔은 저항세력을 살찌울 뿐이다. 미군의 점진적 철수를 통해 일반 이라크인들에게 저항세력에 대항할 수 있는 신념과 능력을 갖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1969~73년 국방장관을 지낸 레어드는 베트남 철군을 실행했을 뿐 아니라, 군 소집체계를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바꾸는 방안을 입안하는 등 미군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로 꼽힌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체니·럼스펠드에 휘둘려 ‘수렁’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의 비서실장을 지낸 래리 윌커슨 대령이 “조지 부시 대통령은 외교를 잘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많지 않다”며 “그 대신에 딕 체니 부통령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일당이 외교정책 결정을 가로채버렸다”고 맹비난했다고 20일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윌커슨 대령은 전날 워싱턴의 ‘새로운 미국재단’ 강연에서 “(부시 대통령의 1기 행정부 기간인) 4년여 동안 내가 (행정부 안에서) 본 것은 체니와 럼스펠드 파벌 뿐”이라며 “이들이 1947년 이래 이어져온 외교정책 조직을 완전히 전복시켜 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체니-럼스펠드 때문에)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가 수렁에 빠졌고 이라크에서 재앙이 초래됐다. 최고위급 관리들이 포로 학대를 묵인했고 미군을 나쁜 상황에 빠뜨렸다”며 “그 대가를 우리가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파월의 후임인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 대해서도 “너무 약하다”면서 “라이스는 부시와의 친분을 돈독하게 하려고 (외교정책 결정에서) ‘정직한 조정자’의 역할을 버렸다”고 비난했다. 31년간 해병대에 몸을 담은 윌커슨은 파월 전 장관과 16년이나 함께 일을 해 파월의 오른팔로 불린다. <워싱턴포스트>는 “윌커슨은 파월이 생각은 있지만 표현하지 않는 부분을 대신 말한다는 평을 종종 듣는다”고 평했다. 그는 파월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충성스런 군인”이라고 칭찬하면서 “나는 그 점을 존경한다. 하지만 충성은 행정부가 아니라 국가를 향한 게 되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부시, 외교에 무지·무관심”
베트남 교훈 무시 땐 실패 반복 리처드 닉슨 전 미 대통령 시절 마지막 국방장관으로 미군의 베트남 철수를 주도했던 멜빈 레어드(83)는 이라크가 제2의 베트남이 되는 걸 막으려면 단계적으로 미군을 철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30년간 공개적 발언을 피해오던 레어드는 외교전문 잡지 <포린어페어스> 11·12월호에 기고한 ‘이라크-베트남의 교훈을 배우자’라는 글에서 “이라크는 ‘또다른 베트남’은 아니다. 그러나 베트남의 진정한 교훈을 무시한다면 그렇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다수 미국민들은 분명한 ‘철수전략’을 원하고 있고 이라크에 기한 없는 군사 주둔을 참지 못한다”라며 ‘이라크군 한명을 훈련시키면 미군 한명을 빼내는 식으로’ 단계적인 부분 철군을 시작해야 한다고 조지 부시 행정부에 촉구했다.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치안이 완전 회복될 때까지 미군 철수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베트남전 교훈으로 “남베트남인들이 북베트남 공산주의자들과의 싸움에서 더 큰 역할을 하도록 하는 데 실패한 점”을 지적하며 “이라크에선 자위 책임이 이라크 국민들에게 있음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레어드는 “미군 주둔은 저항세력을 살찌울 뿐이다. 미군의 점진적 철수를 통해 일반 이라크인들에게 저항세력에 대항할 수 있는 신념과 능력을 갖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1969~73년 국방장관을 지낸 레어드는 베트남 철군을 실행했을 뿐 아니라, 군 소집체계를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바꾸는 방안을 입안하는 등 미군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로 꼽힌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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