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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윌리엄 페리 전 미 국방 “선제 타격 북핵 해법 못돼…지금은 피해를 제한하는 게 전부”

등록 2016-10-02 19:40수정 2016-10-02 21:53

일문일답

북, 핵무기·핵탄두 소형화에 성공
한·일 향한 미사일 발사 능력 보유
핵기술 다른나라 이전 문제도 우려
핵 능력동결·비확산 초점 맞춰야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은 지난 26일(현지시각) <한겨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능력을 냉정하게 평가하면서도 북한의 핵무기 포기가 사실상 어려워졌다며, 이를 인정한 상태에서 현실적인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또 그동안 한국과 미국의 강경일변도 대북 정책에 대해선 사실상 ‘실패’라고 선언하며, “북한은 쉽게 붕괴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에 성공했다고 결론지을 수 있을까?

“그렇다. 북한 핵실험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갖고 있진 않다. 그러나 북한이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핵무기와 핵탄두의 소형화된 형태를 실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미 본토에 직접적인 위협을 줄만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나?

“아직은 아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대기권에) 재진입시킬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믿을만한 근거가 없다. 다만 북한은 한국과 일본을 향한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능력은 보유한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정말 심각한 문제다.”

-북한이 다른 국가, 혹은 테러단체와 같은 비국가행위자한테도 핵기술을 전파할 위험이 있다고 보는가?

“북한은 시리아로 핵무기를 판매했다. 북한이 핵기술 일부분을 이전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우려해야 한다.”

-북한의 외부세력에 대한 위협인식, 구체적으로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자신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생각은 정당화될 수 있나?

“북한은 3가지 목표를 갖고 있다. ‘김씨 왕조’를 지키는 것, 국제적으로 존중받는 것, 경제발전 등이다. 하지만 3번째 목표(경제발전)는 앞의 두 목표를 위해 기꺼이 부차적인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무기를 개발해 온 이유다. 북한의 재래식 군사능력이 한국과 미국에 비해 뛰어나지 못하다는 점에서, 북한 체제가 그렇게(외부세력이 위협이라고) 믿는 것은 합당한 측면이 있다. 북한은 이를 ‘핵무력’으로 벌충하려 하는 것이다. 물론 한국이나 미국이 북한을 공격 또는 정복할 의도가 있다거나, 미국이 북한에 대해 핵공격을 할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조지 부시 행정부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교하면?

“부시 행정부가 시작될 때 북한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른바 ‘페리 프로세스’다. ‘페리 프로세스’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앞의 2가지 목표(북한 체제 보존 및 국제적 존중)를 추구하는 걸 인정해주는 것이다. (제대로 이행됐다면) 성공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가 2001년 집권하면서 이런 협상을 포기했다. 오바마 행정부도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오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했을 때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개발해 임무(페리 프로세스)가 더욱 어려워졌다.“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이 핵무기 포기를 선언하고 진정한 조처를 취해야 협상을 할 수 있다고 얘기해 왔다.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피해를 제한하는 게 전부다. 지금은 (비핵화를 위한) 성공가능한 전략이 있는 것 같지 않다.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시키기엔) 너무 늦었다. 쉽게 뒤집지 못할 것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북한을 붕괴시키거나 붕괴하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오랫동안 북한이 붕괴하기를 기다려왔다. 그러나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건 전략이 아니다. 북한 사람들은 어려운 경제상황을 기꺼이 견뎌낼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 북한이 붕괴할 것이라는 어떤 근거도 알지 못한다.”

-선제 타격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다. 현 상황에서 실질적 전략이 될 수 없다”

-북한과 협상을 하면 무엇을 목표로 시작해야 하는가. 지그프리트 헤커 박사의 ‘3노’(No) 제안 등이 여전히 유용하다고 보는가?

“헤커 박사의 제안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하는 건 이미 너무 늦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핵물질 등) 핵무기 추가생산 금지, (핵실험 등) 성능향상 금지, 기술이전 금지 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 협상 목표들이 될 수 있다.”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중 누가 더 미국 대통령으로 적합하다고 보나?

“클린턴을 지지한다. 북핵 문제 때문만 아니라 외교정책 전반을 다루는 능력 때문에 그렇다.”

-클린턴이 대외정책에서 매파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알고 있다. 그러나 대북 전략에 있어선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동안) 대북 정책은 실패로 증명됐기 때문이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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