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월 동안 북한에 억류돼 있으면서 혼수상태에 빠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13일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렁킨공항에서 공항요원들에 의해 비행기에서 내려지고 있다.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전격적으로 평양을 방문해 윔비어를 데려왔지만, 윔비어의 상태가 알려지면서 북한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신시내티/AP 연합뉴스
가족들 “북에서 받은 학대로 인한 슬픈 소식”
트럼프 “깊은 애도…북 체제 야만성 비난한다”
트럼프 “깊은 애도…북 체제 야만성 비난한다”
북한에 17개월 동안 억류됐다가 13일(현지시각) 혼수상태로 귀국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가 19일(현지시각) 사망했다고 가족들이 밝혔다.
미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에 거주하는 웜비어의 부모는 성명을 통해 병원에서 치료받던 웜비어가 이날 오후 3시20분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웜비어의 아버지인 프레드와 어머니 신디는 성명을 통해 “아들 오토 웜비어가 집으로의 여행을 마쳤다는 소식을 전하게 돼 마음이 아프다”며 “우리 아들이 북한인들한테 받은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학대로 인해 오늘 우리가 경험한 슬픈 소식 이외에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없었다”고 말했다.
웜비어 부모들은 “기도와 염려로 웜비어와 우리 가족을 지켜준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며 “우리는 평온하고 집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북한 간 오랜 교섭 끝에 지난 13일 혼수상태로 고향에 돌아온 웜비어는 병원에 입원한 지 엿새 만에 공식 사망 선고를 받았다. 웜비어를 진료한 의료진은 그가 광범위한 뇌 손상을 입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버지니아주립대 3학년이던 웜비어는 지난해 1월 관광차 방문한 평양 양각도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웜비어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뒤 성명을 통해 “웜비어의 때이른 사망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미국은 북한 체제의 야만성을 다시 한번 비난한다”고 밝혔다.
웜비어의 사망으로 미국 내 대북 여론은 당분간 악화될 수밖에 없고, 최근 대두된 북한과 미국 간의 탐색적 대화 움직임도 물밑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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