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플로렌스를 위성에서 바라본 사진. <시엔엔> 갈무리
“주요 허리케인 중에서도 플로렌스는 누구와도 비길 수 없는 야수가 될 것.”(<시엔엔>)
“재앙적 홍수와 파괴적 바람이 남동부 지역을 강타할 전망.”(<워싱턴 포스트>)
큰 재앙을 몰고올 ‘퍼펙트 스톰’인 허리케인 ‘플로렌스’의 본토 상륙을 앞두고 미국이 패닉에 빠졌다. 미국 기상청은 11일 카테고리-4(최대 풍속 초속 56~69m)에 해당하는 강력한 허리케인 플로렌스(최대 풍속 초속 63m)가 14일 오전 노스캐롤라이나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가 접하고 있는 동부 해안에 상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등이 가장 위험한 지역이다. 지난 25~30년 동안 이런 허리케인이 오는 것을 경험하지 못했다. 허리케인은 매우 크고, 매우 많은 비를 머금고 있다”며 만반의 대비를 당부했다.
허리케인은 최대 풍속에 따라 다섯 단계로 구분된다. 카테고리-1이 가장 낮고, 숫자가 커질수록 위력이 세다. 2005년 플로리다주에 상륙해 1800명의 사망자를 낸 카트리나와 이달 초 일본에 상륙해 오사카 등을 쑥대밭으로 만든 태풍 ‘제비’(최대 풍속 초속 55m)는 미국 기준으로는 카테고리-3이다.
미국 허리케인센터(NHC)는 플로렌스로 말미암아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폭풍해일이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 해안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폭풍해일 경보를 내렸고, 이 지역에 사는 150만명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센터는 또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재앙적이고 ‘갑작스러운 홍수’가 이번주 말부터 다음주 초까지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노스캐롤라이나와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4개 주와 수도 워싱턴엔 비상사태가 발령됐다.
<시엔엔>은 플로렌스가 이전 허리케인보다 무서운 이유를 4가지 꼽았다. 첫째, 카테고리-2에서 시작된 뒤 불과 몇 시간 만에 4로 격상되는 등 미국 본토에 가까워질수록 위력이 세지고 있다. 둘째, 높이가 20피트(약 6m)나 되는 폭풍해일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 본토 상륙 뒤 내륙으로 북상하며 속도가 느려져 엄청난 비를 퍼부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한동안 허리케인을 경험하지 못한 지역을 지나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 언론들은 플로렌스의 예상 경로에 가장 최근 피해를 준 허리케인은 1989년 ‘휴고’(피해액 140억달러·역대 13위)였다고 전했다.
미국에선 지난해에도 ‘하비’(피해액 1250억달러·2위), ‘어마’(피해액 500억달러·4위), ‘마리아’ 등 대형 허리케인으로 인해 막대한 피해가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9월 마리아는 미국 자치령인 푸에르토리코에 궤멸적 타격을 입혔다. 하버드대 연구팀은 마리아로 인한 공식 사망자는 64명이라고 발표됐지만 의약품과 의료설비 부족 등으로 숨진 이들까지 포함하면 70배 많은 4600명이 희생됐다고 추계했다.
미국 허리케인센터 자료를 보면, 1900년 이후 큰 재산 피해를 남긴 10대 허리케인 가운데 9개가 2000년 이후, 2개는 지난해 발생했다. 최근 들어 허리케인이 다발하고 강력해진 것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온도 상승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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