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10명의 미국 정·재계 인사들에게 보내진 사제 폭발물의 모습. <시엔엔>(CNN> 갈무리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미국 요인들에게 보내진 10개의 폭발물 소포 가운데 상당수는 플로리다주에서 보내진 것으로 드러났다. 연방수사국(FBI)은 현지에 수사관들을 급파했다.
<뉴욕 타임스>는 25일 두 명의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폭발물 소포 다수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오파-로카’ 우편물 처리 시설 등을 통해 발송됐다고 보도했다. 폭발물 소포들은 발송 주소가 마이애미에 가까운 선라이즈의 데비 와서먼 슐츠 민주당 하원의원의 사무실로 돼있다. 누군가 슐츠 의원을 사칭해 보낸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법무장관을 한 에릭 홀더한테 발송된 소포는 주소가 잘못돼 슐츠 의원 사무실로 반송됐다가 발견되기도 했다.
22일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의 뉴욕 집 우편함을 시작으로 25일까지 확인된 10개의 폭발물 소포는 같은 모양이어서 동일범 혹은 같은 집단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수신자들은 오바마 행정부에 몸담았거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앞장서 비난해 온 민주당 유력 인사나 유명인들이다. 다음달 6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단적 세력이 반대자들을 위협하기 위해 일을 저질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폭발물 소포엔 디지털 시계, 건전지, 기폭장치를 연결하는 배선 등의 부품이 연결돼 있어, 연방수사국은 부품 출처를 추적하는 한편 지문 등의 단서를 추출하는 중이다. 폭발물은 15cm 길이의 피브이시(PVC) 파이프에 화약과 유리조각을 넣은 다소 조잡한 형태의 사제 폭발물이다. 지금까지 이로 인한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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