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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중국계 전직 CIA 요원, 미국을 배신하다…중국 위한 간첩행위 시인

등록 2019-05-02 16:54수정 2019-05-02 21:48

중국 요원, 거액 제시 “평생 돌보겠다”며 접근
13년 CIA 퇴직, “중국 위해 간첩행위 인정”
중국 내 CIA 첩보망 와해와 이어졌는지 수사
미 “중국처럼 미국에 위협되는 국가 없다” 분노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퇴직한 뒤 중국을 위해 간첩 행위를 했음을 시인한 제리 천 싱 리(54).미 법무부 제공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퇴직한 뒤 중국을 위해 간첩 행위를 했음을 시인한 제리 천 싱 리(54).미 법무부 제공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이던 중국계 미국인이 퇴직 후 중국을 위해 간첩 활동을 해왔음을 시인했다. 미국은 “중국만큼 정보 분야에서 미국에 위협이 된 국가는 없다”는 말로 깊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미국 법무부는 1일 보도자료를 내어 전직 중앙정보국 요원 제리 천 싱 리(54)가 “중국에 국가 안보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통신·모의하고 이를 실행했음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 자료를 보면, 미국에서 태어난 중국계 미국인인 리는 1994~2007년 중앙정보국에서 근무한 뒤 퇴직하고 홍콩으로 이주했다.

연방수사국(FBI)은 2010년 4월 중국 정보당국 요원 2명이 그에게 접근한 게 간첩 행위의 시작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리에게 정보를 제공하면 대가를 지불하겠다며 이미 “10만달러를 준비했다”고 제안했다. 협조하면 “평생을 돌보겠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이 만남 직후인 2010년 5월부터 2013년 말까지 리의 홍콩 에이치에스비시(HSBC) 계좌에 중국 당국이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수십만달러가 입금됐다.

리는 중앙정보국의 기밀 정보를 담은 문서를 작성해 중국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정보망의 이상 징후를 감지한 연방수사국이 2012년 8월 리의 이름으로 등록된 하와이 호텔방을 수색했다. 각종 기밀 정보가 담긴 수첩, 주소록, 이동식저장장치(USB)가 압수됐다. 연방수사국은 이를 분석해 리가 중앙정보국 요원들의 진짜 신원, 작전 회합 장소, 전화번호, 비밀 은신처 등의 정보를 소지하고 있었음을 확인했다. 리는 문서 작성은 인정하면서도 중국에 제공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2018년 1월 리를 다시 체포한 연방수사국은 2010~2012년 중국 내의 중앙정보국 네트워크가 붕괴된 것에 리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조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중국 당국은 중앙정보국을 위해 일한 20명을 붙잡아 처형하거나 징역형에 처했다. <비비시>(BBC)는 “이는 최근 미국 정보활동에 발생한 가장 재앙적인 실패였다”고 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중국을 비난했다. 존 데머스 미국 법무부 국가안보담당 차관보는 “이는 지난 1년간 미국 요원과 중국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난 세번째 사건”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 국장은 지난달 26일 강연에서 “중국만큼 대규모로 도에 넘는 기밀 수집을 해 미국에 위협이 되는 나라는 없다. 국유기업 직원이나 대학원생 등 다양한 공작원들에게 간첩 행위를 시키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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