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국제공항 근처 아부다비석유공사(ADNOC) 저장고의 모습. 17일 이 근처에서 예멘 후티 반군의 소행으로 보이는 드론 공격으로 연료 탱커 3대가 폭발해 3명이 숨졌다. 아부다비/AFP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 중인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예멘 후티 반군의 소행으로 보이는 드론 공격이 발생해 3명이 숨졌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17일 아랍에미리트 국영통신을 인용해 이날 무사파 산업지역의 아부다비석유공사(ADNOC) 연료 저장시설 부근에서 3대의 연료 탱커가 폭발해 3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이와 별도로 아부다비 국제공항 내 신축 건설 현장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아부다비 경찰은 사건 직후 성명을 내어 “초기 조사 결과 화재 발생 장소 인근에서 소형 항공기 조각들이 발견됐다. 이 무장 드론으로 인해 여러 시설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폭발로 숨진 이들은 석유시설에서 일하던 인도인 2명과 파키스탄인 1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아부다비 국제공항과 100여㎞ 떨어진 두바이에서 일정을 소화했다.
사건이 발생한 뒤 예멘 내전에서 아랍 동맹군을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는 후티 반군이 점령한 예멘 사나 공항에서 다수의 무인기가 출격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후티 반군의 대변인도 “아랍에미리트에 깊숙한 곳에 대한 군사작전의 자세한 내용을 곧 발표하겠다”며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벌인 것임을 분명히 했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 등 수니파 왕정 국가들은 2014년 본격화된 예멘 내전에 개입해 이란이 지원하는 시아파 후티 반군과 대립하고 있다. 현재 내전은 시아파 종주국 이란과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 등이 다투는 ‘대리전쟁’으로 발전한 상태다. 후티 반군들은 최근 “아랍에미리트가 무기와 병력을 보내 예멘을 침략하고 내전을 격화시키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이번 공격은 그에 대한 보복 공격일 가능성이 높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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