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하타이 주의 주민이 20일(현지시각) 규모 6.4의 강력한 여진 뒤 건물 잔해 더미에 앉아 있다. EPA 연합뉴스
튀르키예 남부지역에서 규모 6.4의 강력한 여진이 발생해 적어도 세 명이 숨지고 200명 넘게 다쳤다. 여진의 진앙이 불과 두 주 전 강진 피해를 봤던 곳이어서, 추가 지진 피해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는 20일 오후 8시4분(현지시각) 튀르키예 하타이 주 안타키아 근처에서 규모 6.4의 지진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시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하타이 주는 지난 6일 규모 7.8의 강진으로 큰 피해를 봤던 대표적인 곳이다. 유럽지중해지전센터는 진앙이 북위 36.13도, 동경 36.01도이며 진원은 지하 10㎞라고 전했다. 지진은 시리아와 요르단, 키프러스, 이스라엘은 물론 멀리 이집트에서 느껴졌으며, 곧이어 규모 5.8의 여진이 뒤따랐다고 <에이피> 통신이 전했다. 튀르키예 당국은 지난 6일 지진 이후 여진이 6천여 차례 이어졌다고 밝혔다.
튀르키예 내무장관 술레이만 소을루는 “지금까지 3명이 사망하고 213명이 다쳤다”며 “피해 신고가 42건 들어와 확인한 결과 39건은 문제가 없었고, 6명이 매몰된 것으로 보이는 3곳에서 수색 및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하타이 주당국은 이번 지진으로 안타키아 등지에서 건물 다수가 붕괴하면서 일부 시민이 매몰됐고,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타이 주의 현지 언론은 구조대가 무너진 3층 건물에 갇혀 있던 한 사람을 구해내고 다른 3명에게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리아의 국영통신 <사나>는 알레포에서 떨어지는 건물 잔해에 맞아 6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반군지역의 민간 구조대 ‘화이트 헬멧’은 130명이 다쳤으나 생명이 위험한 경우는 없다고 전했다.
이번 지진에 앞서 이날 첫 지진으로 큰 피해를 본 하타이주를 방문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진 발생 당시 진앙에서 약 180㎞ 동북쪽인 카라만마라슈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르면 다음달부터 새집 20만채를 짓기 시작할 것이라며 지질학자 등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건축 기준을 엄격히 하고 3~4층 이하만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지진 피해로 160만명 정도 임시 보호소에서 살고 있다고 전했다.
튀르키예 재난 당국은 이날 현재 사망자가 4만1156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시리아에선 반군 점령 지역의 경우 유엔 통계에 따르면 4525명이 숨졌고, 아사드 정부의 점령 지역에선 1414명이 숨졌다고 시리아 정부가 전했다. 모두 합치면 사망자가 4만7천명을 훌쩍 넘긴다. 또 튀르키예 당국은 남부 11개 주에서 건물 11만채가 무너지거나 심하게 타격을 받아 재건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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