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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유엔 산하 위원회 “국제사회, 시리아 원조 완전히 실패했다”

등록 2023-03-14 10:25수정 2023-03-15 02:32

대지진 구호물자, 골든타임 지나서야 공급
국경 개방 늦어지고 중장비 지원 부족해
지진 피해를 본 시리아 알레포주 진디레스의 텐트촌에서 4일(현지시각) 한 소녀가 어린이를 안고 걷고 있다. 진디레스/로이터 연합뉴스
지진 피해를 본 시리아 알레포주 진디레스의 텐트촌에서 4일(현지시각) 한 소녀가 어린이를 안고 걷고 있다. 진디레스/로이터 연합뉴스

튀르키예 대지진으로 피해가 발생한 시리아 북부 지역에 대한 국제사회의 도움이 ‘완전한 실패’라는 유엔 산하 위원회의 평가가 나왔다. 내전 중인 시리아 정부뿐 아니라 유엔을 포함한 국제사회 전반의 실패라는 지적이다.

13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인권위원회 산하 ‘시리아 독립 국제 조사 위원회’는 “지난달 치명적인 지진이 발생한 뒤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국제사회와 시리아 정부가 신속하게 반응하지 못했다”며 이렇게 발표했다. 독립적인 외부 연구자 모임인 이 위원회는 2011년 시리아 내전이 시작될 때 꾸려졌다. 파울로 피네이루 위원장은 “비록 고통 속에서 영웅적인 행동도 많긴 했지만, 우리는 정부와 유엔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긴급한 도움이 필요한 시리아인들에게 인명을 구할 수 있는 재빠른 안내를 하는 데 대대적으로 실패가 있었던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6일 발생한 대지진으로 시리아에서만 6천명이 넘게 희생됐다. 튀르키예와 달리 시리아에는 구조의 황금시간(골든타임)이 지난 뒤에야 구호물자가 제대로 진입할 수 있었다. 피해 지역인 시리아 북서부는 시리아 정부가 아닌 반군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데, 시리아 정부가 반군이 장악한 북서부로 직접 물자를 보내는 대신 수도 다마스쿠스를 거쳐 도움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지진 전부터 열려 있던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국경은 한 곳에 불과했다.

지진 발생 일주일 뒤인 13일에서야 두 곳의 국경을 석 달간 추가 개방하는 데 유엔과 시리아 정부가 합의했다. <비비시>(BBC)는 “국제법을 넓게 해석해 적용했다면 유엔은 시리아 정부의 허락을 기다릴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며 “유엔은 국제구호활동을 조정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긴급 의료팀의 시리아 북서부 진입을 공식적으로 요청하지도 않았다”고 짚었다.

국경이 추가로 열리고 본격적인 원조가 시작된 뒤에도 유엔은 구조작업에 쓸 수 있는 중장비나 부상자 치료를 위한 의료 장비 대신 식량과 기타 물품만 주로 보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초반 지원이 늦었을뿐더러 무너진 건물 잔해를 치우는 등의 작업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유엔 인도주의 업무 조정국(OCHA)에 따르면, 지금까지 시리아 북서부로 구호물품을 실은 트럭 720대를 보냈으며 중장비는 투입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위원회는 추가 국경 개방에 왜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걸렸는지에 대한 조사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피네이루 위원장은 “시리아 사람들은 왜 그들이 이런 대우를 받았는지에 대한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며 “그들은 가장 절망적인 시간에 자신을 보호할 사람들로부터 버려지고 무시당했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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