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각)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 시내에서 선거관리위원회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아부자/AP 연합뉴스
대통령 선거 개표가 진행 중인 나이지리아에서 최종 선거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선거를 무효화해야 한다는 야권 주장이 나오고 있다.
28일(현지시각) 나이지리아 야권이 25일 진행된 대선의 무효화를 주장했다고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아직 최종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중간 집계 결과와 선거 상황을 볼 때 조작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선거 책임자의 사퇴와 재투표를 요구하고 있다. 율리우스 아부레 노동당 대표는 “선거가 광범위한 폭력, 유권자 협박, 결과 조작으로 얼룩졌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이번 대선은 ‘삼자 구도’로 진행됐다. 집권 여당인 범진보의회당(APC)의 볼라 티누부 후보, 인민민주당(PDP)의 아티쿠 아부바카르 후보, 노동당(LP) 피터 오비 후보 등이다. 범진보의회당과 인민민주당이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나이지리아 정치 지형에서 노동당 후보의 약진이 주목받았다. 군부 통치가 끝난 1999년 이후 가장 치열한 대선으로도 꼽혔다.
최근 발표된 중간 집계 결과에서는 여당 볼라 티누부 후보가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여당 티누부 후보가 35%의 득표율을 얻었고, 제1야당 아부바카르 후보와 노동당 오비 후보가 각각 30%, 26%로 뒤를 잇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선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36개주 중 24곳 이상에서 적어도 25%를 득표하면 당선이 확정된다.
이번 대선은 대체로 차질 없이 진행됐지만, 일부 투표소에서 선거가 늦게 시작해 늦게 끝나는가 하면 투표 결과를 온라인에 올리는 과정에서 지연이 생기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야권은 이 과정에서 선거 결과 조작의 여지가 생겼다고 주장한다. 반면 선두를 달리는 여당은 “패배를 인정해야 한다”고 받아치고 있다. 나이지리아 선거관리위원회 역시 재선거 요구를 일축하는 한편 “폭력과 발언을 조장하는 발언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수도 아부자 등지에선 일부 시민들이 선거를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야권의 요구는 새 정부가 취임하게 되는 5월을 앞두고 긴장감을 높이며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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