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기 30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인 남녀 인질 12명의 모습을 방영했다. 인질들 중 여성들은 차도르나 히잡으로 얼굴을 가린 채 조용히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다. 뒷줄 가운데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경자, 안혜진, 이정란, 유정화씨로 추정된다. <알자지라> 화면 촬영
아프간 취재 강경란 PD…현지주민 인터뷰 소개
아프가니스탄에서 취재 중인 강경란 분쟁지역 전문 프리랜서 PD는 8일 탈레반에 21일째 붙잡혀 있는 "한국인 인질들이 '비교적 건강하게 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에 머물고 있는 강 PD는 지난달 19일 납치된 후 생존한 인질 21명이 탈레반에 동조하는 여러 가정 집에 분산돼 억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그같이 말했다.
강 PD는 대부분의 인질들은 지금도 납치가 이뤄진 가즈니 주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인질은 다른 주로 옮겨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강 PD는 탈레반을 도와 인질들을 억류했던 한 주민으로부터 그런 얘기를 직접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프간 주재 한국대사관이 이날 교민들에게 독신자의 경우 10일까지, 가족이 있는 경우는 이달 30일까지 아프간을 떠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칸다하르 40여 명을 포함해 한인회에 등록된 아프간 교민은 150명 정도"라며 아프간에 오래 살아온 교민들은 정부의 철수 명령으로 "힘들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칸다하르에서 전날 한 가족이 떠나는 등 교민들의 철수가 본격 시작됐다고 전했다.
강 PD는 탈레반이 한국인들을 납치해 억류하고 있는 것에 대해 현지 주민들은 비교적 중립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이 선교활동을 하러 왔다는 이유를 들어 탈레반이 납치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와 탈레반이 여성들을 인질로 잡고 목숨을 위협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견해가 공존한다고 말했다. 강 PD는 또 아프간 정부가 인질들을 풀어주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만 미국의 힘에 밀려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여론이 현지에서 일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강 PD는 인질 석방을 위한 한국 정부 대표단과 탈레반 간의 직접 협상과 관련해 "갈피를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즈니 주 정부 쪽에서는 조만간 대면 협상 장소가 결정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탈레반 쪽에서는 이와 관련해 아무런 언급이 없다고 말했다. 강 PD는 탈레반이 한국인 23명을 납치한 후인 지난달 31일 국내 언론인으로는 유일하게 아프간에 들어갔다. (이슬라마바드=연합뉴스)
강 PD는 탈레반이 한국인들을 납치해 억류하고 있는 것에 대해 현지 주민들은 비교적 중립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이 선교활동을 하러 왔다는 이유를 들어 탈레반이 납치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와 탈레반이 여성들을 인질로 잡고 목숨을 위협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견해가 공존한다고 말했다. 강 PD는 또 아프간 정부가 인질들을 풀어주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만 미국의 힘에 밀려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여론이 현지에서 일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강 PD는 인질 석방을 위한 한국 정부 대표단과 탈레반 간의 직접 협상과 관련해 "갈피를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즈니 주 정부 쪽에서는 조만간 대면 협상 장소가 결정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탈레반 쪽에서는 이와 관련해 아무런 언급이 없다고 말했다. 강 PD는 탈레반이 한국인 23명을 납치한 후인 지난달 31일 국내 언론인으로는 유일하게 아프간에 들어갔다. (이슬라마바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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