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중동·아프리카

이라크 현지서 살펴본 ‘파병연장 실익론’ 허실

등록 2007-09-14 09:23

자이툰 부대 7진 교대병력이 지난 7일 공군 C-130 수송기 편으로 이라크 아르빌 공항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아르빌/손원제 기자
자이툰 부대 7진 교대병력이 지난 7일 공군 C-130 수송기 편으로 이라크 아르빌 공항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아르빌/손원제 기자
“자이툰 연장땐 한국 기업 혜택있나?” 아르빌 주지사 답변 기피
이라크에 파병된 자이툰부대 철군이 다시 쟁점이 되고 있다.

<한겨레>는 지난 6~7일 자이툰부대 주둔지인 이라크 쿠르드 자치구역 아르빌을 찾아 현지 상황과 여론을 취재했다. 쿠르드 지방정부와 자이툰 지휘부, 한국-쿠르드 합작기업 인사들은 자이툰부대 주둔에 따른 한국 기업의 경제적 실익을 강조하며 연내 철군을 반대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지난 7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자이툰부대 계속주둔 요청에 “국회와 협의해 동맹국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애초 연내 철군을 약속했다가, 9월로 최종 결정을 미룬 바 있다.

유전개발 진출=국방부는 지난 7월 국내 기업의 쿠르드 자치구역 유전개발 진출 가능성이 △미국의 ‘신이라크정책’ △이라크내 동맹국들의 파병 동향과 함께 철군 여부 결정에 중요한 고려사항이라고 밝혔다. 자이툰부대는 6일 부대현황 보고를 통해 지난 1월 한국석유공사가 쿠르드 지방정부와 유전개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고 소개했다. 또 쿠르드 지방의회가 8월7일 쿠르드 지역 석유법을 통과시켜 유전개발 진출을 위한 법적 토대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쿠르드 지방정부는 이라크 중앙정부의 석유법이 통과돼야 한국 기업의 유전개발 참여 여부도 결정될 수 있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지방정부 석유법은 중앙정부 석유법의 테두리 안에서만 효력을 지닌다. 중앙정부 석유법은 각 정파 사이 이해 대립으로 통과가 지연되고 있다. 나우자드 하디 아르빌주 지사는 7일 “자이툰부대가 주둔하는만큼 한국 기업을 특별하게 대할 수 있다”면서도 어떤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느냐는 거듭된 질문에 “법에 따라서 모든 것이 이뤄지면 된다”고만 할 뿐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건설분야 진출=한국 기업의 쿠르드 지역 재건·개발사업 참여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커 보였다. 나흐르 아사디 쿠르드 지역정부 건설주택부 차관은 “한국 기업의 더 많은 재건사업 진출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쿠르드 합작기업인 코리-쿠르디사의 천동석 아르빌지사장은 “쿠르드 정부와 경전철, 발전소 등 33조원 가량의 재건사업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며 “자이툰부대가 철수할 경우 사업참여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그러나 양해각서를 맺었다는 재건사업은 예산이 뒷받침돼 실제 집행되는 사업이 아니다. 앞으로 필요한 기반시설들을 열거한 일종의 중장기 계획이라고 아사디 차관은 설명했다. 양해각서 자체가 법적 효력을 갖는 계약서와는 거리가 있다. 파병 연장론의 근거로 삼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 한국 정부의 태도도 혼선을 더한다. 윤영범 자이툰부대 사단장은 “자이툰부대 주둔이 한국 기업 진출을 통해 국가이익으로 귀결됐으면 한다”며 파병 연장을 희망했다. 하지만 정작 한국 기업 진출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산업자원부 등 관련 부처 담당관은 파견돼 있지 않다. 경제부처가 할 일을 군에 떠맡기는 것이라는 지적도 가능한 대목이다.

윤 사단장은 “자이툰은 다국적 군단의 일원이기도 하다”며 “개인적으로는 다국적 군단의 중요 임무가 달성됐을 때 자이툰부대도 같이 임무를 종결했으면 한다”고 미군과의 동맹관계를 강조했다. 하디 주지사는 “바그다드와 달리 이곳에선 자이툰부대에 꽃을 건넨다”고 말했다. 이라크 중앙정부와 반목해온 쿠르드 지역의 특성 탓에 미군과 한국군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아이들은 무장한 자이툰부대원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러나 7일엔 취재진 경호차량을 향해 한 청년이 여러차례 돌멩이를 던지다 현지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아르빌/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