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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아랍 독재자들 ‘권력 세습’ 막내리나

등록 2011-01-27 20:39

권력 세습하거나 세습 가능성 있는 독재자의 아들들
권력 세습하거나 세습 가능성 있는 독재자의 아들들
이집트 반정부 시위, 아들 세습문제도 겨냥
예멘선 세습 철회…“미, 지원 끊는게 해법”
이집트를 비롯한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민주화 시위가 이어지면서 이 지역 독재정권들의 ‘세습’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7일 “이집트 카이로 거리로 뛰쳐나온 시민들은 올해로 집권 30년을 맞는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의 퇴진만이 아니라 다음 대통령으로 유력시되는 아들 가말의 거취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며 아랍 독재정권들의 ‘세습’ 문제를 거론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후계자로 꼽히는 이는 둘째 아들 가말(47)이다. 그는 2000년대 초 집권 민족민주당 사무국에 입성한 뒤 부친의 권력을 등에 업고 막후 실력자로 활동해왔다. 그 때문에 많은 이들이 오는 9월 대선에서 고령인 무바라크(82) 대통령 대신 아들 가말이 권력을 물려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시위는 아버지와 아들 모두에 대한 이집트인들의 반대 의사 표명인 셈이다. 여론의 악화를 반영한 듯, 인터넷에서는 가말 일가의 국외 탈출설이 떠돌고 있다. 미국에 서버를 둔 <아크바르 알아랍> 사이트에는 가말이 가족을 데리고 영국 런던으로 피신했다는 글이 26일 올랐으나, 이집트 정부와 공항 당국은 이를 부인했다.

33년째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집권이 이어지고 있는 예멘에서도 지난 22일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이곳에서도 대통령의 아들 아흐메드(41)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거리를 메웠다. 결국 살레 대통령은 “우리는 세습에 반대한다. 변화를 지지한다”라고 세습 철회를 밝혀야 했다.

아랍 국가에선 최고 권력자의 세습 시도는 매우 보편적인 현상이다. 쿠데타와 정치적 숙청을 통해 집권한 이들이 권좌에서 물러난 다음 이어질 보복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시리아의 하페즈 알 아사드 대통령이 숨진 뒤 아들 바샤르 알 아사드(45)가 성공적으로 권력을 물려받은 예도 있다.

독재자의 2세들은 국민들에게 서구적이고 개혁적인 엘리트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이집트의 가말은 이집트 최고 명문인 아메리칸 대학(카이로 소재)을 졸업한 뒤 한때 뱅크오브아메리카에 근무한 은행가이고, 시리아의 아들 아사드 대통령은 영국 런던에서 의학을 공부한 안과 의사다.

2세들 가운데 가장 개혁적으로 꼽히는 인물은 무아마르 가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아들 사이프 알 이슬람(38)이다. 그는 2003년 고집스런 아버지를 설득해 대량파괴무기 생산을 포기하도록 설득했고, 2009년에는 부친이 권력서열 2위 자리를 공개 제안하자 “리비아가 헌법도 없고 통치체제가 투명하지 않다”며 거부했다. 그는 한때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열애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같은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전 부총리는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이번 사태의 가장 분명한 해법은 미국이 (자신들에게 협조적이라는 이유로 옹호해 온) 이 지역 독재정권에 대한 지원을 끊는 것“이라며 “이번 기회를 아랍과 이슬람 민주주의의 새벽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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